베트남 소녀 돕는 장애인 "30년전 은혜 보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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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불우했던 어린 시절 외국인의 도움으로 성장한 장애인이 그 은혜애 보답하기 위해 3년째 불우 외국 소녀를 돕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대전에서 열쇠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영수(劉榮洙.43.대전시 대덕구 오정동)씨.

劉씨는 1999년 국제어린이 후원단체인 플랜인터내셔널 한국지부 플랜코리아(http://www.plankorea.or.kr)를 통해 생면부지의 베트남 소녀 응옌 티 응완(10)을 소개받아 수양아버지-딸의 관계를 맺었다. 응완은 겨우 생계를 이어가는 소작농의 3녀중 장녀.

劉씨는 이후 응완에게 매년 한두차례 학용품과 함께 안부편지를 보내고 있다. 또 플랜인터내셔널 베트남지부에 불우아동 후원금으로 매달 2만원씩 전달하고 있다.

그가 이같이 외국 어린이를 돕게된 것은 가난했던 어린시절 플랜코리아를 통해 미국인 수양아버지로부터 받은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다.

2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돌 무렵 소아마비를 앓은 劉씨는 열살때 아버지를 중풍으로 여의었다.

동생들과 함께 어머니(76) 행상 수입으로 겨우 입에 풀칠하며 지내던 그에게 구원의 손길이 다가온 것은 바로 그해.

이웃 주민들에 의해 딱한 사정이 플랜코리아에 알려져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매달 4만3천원씩의 생계비를 지원받았다.

당시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있던 劉씨는 3년 전 플랜코리아에 연락, 자신의 뜻을 전달해 응완을 소개받았던 것. 劉씨는 오는 2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 그동안 모아온 선물꾸러미를 들고 처음으로 수양딸 응완을 찾아가 만날 예정이다. 02-3444-2216.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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