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 "전세계 알 카에다 분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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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외신종합] 미국은 3일 새해 들어 처음으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분쇄하기 위한 대(對)테러전쟁이 아프가니스탄을 넘어 범세계 차원으로 확대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테러와의 전쟁은 여전히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전제한 뒤 "알 카에다 조직은 한 지역 차원이 아니라 범세계적 규모이며 이를 분쇄하기 위해 대테러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우리는 빈 라덴과 오마르를 포함, 알 카에다와 탈레반 정권 지도부를 체포하기를 원한다"면서 "그러나 그들이 내일 당장 잡히더라도 우리의 임무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임무를 끝내면 다른 지역에서 암약하고 있는 알 카에다 지도부와 테러조직을 분쇄하는 데 주력할 것이며 여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아프가니스탄에는 아직도 저항과 위험이 남아 있다"고 밝히고, 아프가니스탄 내 알 카에다 잔존세력과 탈레반 지도부를 뿌리뽑고 전세계 알 카에다 테러망을 분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대테러 전쟁 확전 대상국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소말리아 상공에서 알 카에다의 재건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정찰비행을 실시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과거 알 카에다 조직의 거점 중 하나였던 소말리아가 다시 은신처로 활용될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소말리아가 테러분자들의 도피처가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자들 사이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알 카에다 조직원 수십명이 소말리아로 탈출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오랜 내전을 겪어온 소말리아는 강력한 중앙정부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어 조직재건을 노리는 알 카에다의 새로운 거점으로 유력시된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전국의 각급 기관들에 대한 추가 테러 최고경계령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이후인 오는 3월 11일까지 연장한다고 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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