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의원 "귀국후 정치활동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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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 김홍일(金弘一.사진)의원은 3일 오전 10시30분쯤 측근 두 명의 부축을 받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섰다. 중키의 金의원이지만 허리가 굽은 상태였다.

이날 金의원은 사실상의 출국 기자회견을 했다. 金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77번째 생일인 6일, 아침을 함께 한뒤 바로 출국해 미국 UCLA대학병원에서 중추신경 계통의 수술을 받는다.

의자에 허리를 펴고 앉기 힘든 그는 책상에 턱을 괴다시피한 자세로 앉았다. 가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인터뷰 도중 목이 불편해 연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열개 안팎의 질문과 답변에 40분이 지났다.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발음을 알아듣기 어려워 인터뷰 내용을 측근들의 도움을 받아 정리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치료를 받고 달포(한 달반) 뒤에 돌아와 동교동과 당이 의견을 모으면 경선에 간여할 것"이라며 정치활동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金의원은 특히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과 한화갑(韓和甲)고문의 갈등에 대해 "둘이 문을 걸어잠그고 방안에서 결정하고 나오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귀국 예정은.

"달포쯤 걸린다. 의사들은 95% 완쾌될 수 있다고 한다."

-귀국 후 활동은.

"(단호하게)정치활동 해야지요."

-경선 때 지지후보를 밝힐 생각인가.

"그때 봐서 결정하겠다. 내 의견이 필요한지, 필요치 않은지 많은 분과 상의하겠다."

-미국에 가는 이유가 경선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 아닌가.

"가급적 안하려 하지만 (나도)정치인의 한 사람이다. 정치는 예술이니까, 예술하려고 참여할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어제 신당 창당을 않겠다고 하셨는데 그게 진심이오. 나도 따를 거다."

-전대시기는 어느 쪽이 옳다고 보나.

"이 말 들으면 이 말이 맞고. 자기 이익들이 있으니 그러겠지."

-權전고문과는 불편하고, 韓고문을 지지한다는 얘기가 있다.

"(웃음)반대일 수도 있다. 두 분 다 소중하다. 한 분(權전고문)은 내게 선거구를 줬고 아저씨 같다. 한 분은 수십년 형님 동생으로 지냈다. 지금 같아선 '방에 들어가 문 걸어 잠그고 둘이 결정하고 나와'하고 싶은 심정이다."

-어제 정책자료집을 냈는데, 야당의 퇴진공세에 대한 대답인가.

"(격하게)잘 봤다.'해 봐라' 이거요. 왜(의원직)내놔야 되나. 게이트라 해서 잘못한 게 나왔나.(언론도)잘못 없으면 쓰지 말아야 한다. 맞는 사람은 아프다."

金의원은 "(야당이)앞으로 여자문제도 거론한다면서?"하고 반문했다.

그는 "대통령 아들이 일 잘하면 지지해주고, 과거(대통령)아들들과 비교해 잘한 점은 칭찬해야하는데 (야당이)내가 잘못되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金의원은 "(미국에서)말 더듬는 거 잡혀져서, 말 잘했으면 좋겠다. 때론 곤혹스럽다. 총각 때는 말 잘한다는 소리 들었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몸이 불편한 이유를 "80년 신군부의 고문 때문"이라고 말해왔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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