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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바쁜 백화점들 소비자 미리 붙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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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백화점들이 오늘(3일)부터 송년 바겐세일에 들어간다. 끝나는 기간은 들쭉날쭉하다.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 등은 12일까지 열흘간 세일을 한다. 경방필.그랜드 백화점은 13일, 행복한세상은 15일에 끝난다. 올해는 송년 세일에 참가하는 브랜드 수가 사상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백화점마다 일단 팔고 보자는 절박한 분위기가 엿보인다. 세일에다 경품행사를 도입하고, 떨이 행사까지 앞당겨 쏟아내는 백화점들도 눈에 띈다. 찬찬히 살펴보면 좋은 쇼핑 기회가 꽤 많아졌다.

◆ '일단 팔고 보자'=롯데백화점은 수도권 점포에서 15만원어치 이상 산 구매객을 대상으로 100% 당첨 경품행사를 한다. 지난해에는 30만원 이상이던 경품행사 구매기준을 대폭 낮췄다. 이 백화점 신재호 판촉팀장은 "경품 가능 구매액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백화점은 세일기간 중 인터넷 홈페이지에 할인쿠폰북을 올려놓는다. 이를 내려받아 오면 해당 품목에 대해 별도로 할인해 준다. 젊은층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려는 유인책인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위해 인터넷을 통해 젊은층이 좋아하는 선물용품을 광고할 계획이다.

그랜드.경방필.삼성플라자 등 중소 백화점들은 재고.기획 상품 등을 세일 초반에 대거 내놓는다. 원래 세일 막바지나 세일이 끝난 후 '후세일 상품'으로 나오는 품목들이다. 깊은 불황이 세일 품목의 경계마저 무너뜨린 셈이다. 이번 행사에는 5만원.7만원짜리 남성 양복, 1만원대 아동복 등 부담없는 가격대의 상품이 많이 선보인다.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경품도 눈길을 끈다. 그랜드백화점은 5일 대학입시설명회, 미국 교환학생 선발 및 방학연수 설명회, 실내스키 강습회를 한다. 이색 경품도 등장해 홋카이도 눈꽃축제 여행권과 괌 여행권(현대백화점), 스위트박스 송년 W호텔 내한공연 커플 초대권, 베스티안종합병원 건강검진권(신세계백화점) 등을 내걸었다.

◆ 송년 세일에 무엇을 살까=백화점들은 '윤달이 끼인 해는 겨울이 유난히 춥다'는 속설에 기대하는 눈치다. 올 송년 세일에 유난히 많이 나온 패딩점퍼들과 목도리.장갑.내복 등은 모두 '추운 겨울'을 겨냥한 상품들이다. 그러나 아직 추워질 낌새가 보이지 않아 백화점들은 시무룩한 표정이다. 덩달아 월동의류 할인폭도 커지고 있다.

올해 송년세일에 가장 많이 나온 것은 연말 선물용품이다. 특히 패션잡화가 많다. 현대백화점은 아예 132개 브랜드와 3만~10원대의 단독 기획 선물상품 10만여점을 만들어 세일기간 중 집중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 준비는 지금부터 하는 게 좋다. 신세계백화점은 3~5일 수도권 5개점에서 라벨이 손상된 와인을 4000원, 7000원, 1만5000원 등 균일가에 판매한다. 또 라벨이 손상된 브랜디 '까뮤'VSOP 등을 1만5000~4만원에 팔고 있어 이번 기회에 연말 파티용 술을 실속있게 준비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옥상 전체를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꾸미는 등 크리스마스 특별전에 들어갔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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