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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넷 중 하나는 '금융비용 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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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상장회사 4곳 중 1곳은 금융비용이 '제로(0)'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비용은 이자비용에서 이자수익을 뺀 것이다. 부채가 아예 없거나 부채가 있어도 이자수익이 이자로 나가는 비용보다 많다는 의미다.

29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회사 483개사 중 121개사가 올 들어 9월 말까지 금융비용이 없었다. 업종을 대표하는 회사들은 대개 이 같은 '금융비용 제로 클럽'에 포함됐다. 삼성전자.삼성SDI(전기전자),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자동차), 대우조선해양.현대미포조선(조선), LG건설.대림산업(건설), LG석유화학(석유화학),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제과), 유한양행(제약) 등이 이에 해당됐다. 강원랜드와 계룡건설 등도 들어갔다.

상장사들의 이자지급 능력도 확 좋아졌다.

3분기 누적 실적을 기준으로 순이자보상배율은 12.29배로 지난해의 5.94배보다 6배 이상 늘었다. 순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엔 1000원 벌어 금융비용으로 168원이 나갔는데, 올해는 81원을 지출했다는 의미다. 이 수치가 1 미만이면 영업으로 번 돈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할 수 없는 형편임을 뜻하는데, 33개사만 이에 해당됐다. 외환위기 직후 상당수 회사가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끙끙대던 일은 옛날 얘기가 됐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사들의 영업실적이 크게 좋아진데다 금리 하락까지 더해져서 이자지급 능력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44조원으로 지난해의 29조원보다 51%가 증가한 반면 금융비용은 4조9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26% 줄어들었다.

이자보상배율이 100배가 넘는 회사는 대한해운(2685배).대우건설(565배).한일건설(474배).태평양제약(471배) 등 11개에 달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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