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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계좌 100만개 넘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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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고객 수가 단숨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를 맡겨도 기업어음이나 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투자해 은행 보통예금 통장보다 훨씬 높은 연 3~4%의 금리를 주는 데다 주식.펀드 주문을 곧바로 낼 수 있는 편의성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CMA 고객은 올 들어 20만명 이상 늘어나 100만명을 돌파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신한 금융연계통장(FNA)은 연초 이후 10만명 이상의 고객이 불어났다. 신한 FNA는 현재 57만개 계좌에 9100억원의 자금을 운용, 업계 최대 규모다.

1월부터 판매한 삼성증권 SMA는 이날 현재 4만2000명의 고객이 가입해 750억원을 운용 중이다. 동양종금증권의 CMA에는 지난 4월 이후 1만5000개 계좌(1000억원)가 팔리는 등 꾸준히 가입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종합자산관리계좌라고 해도 각 증권사의 상품별로 서비스 내용은 많이 다르다.

신한FNA는 일반 은행의 보통예금 통장에 증권계좌 기능을 부가해 은행 고객이 여유 자금 관리와 주식 매매를 한 통장에서 편리하게 할 수 있게 개발한 상품이다. 별도 자금운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보통예금(0~0.5%)처럼 운용금리는 낮다.

반면 동양종금증권의 CMA는 고객의 자금을 과거 종금사의 어음관리계좌처럼 우량 기업들의 어음과 양도성예금증서(CD), 국공채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가입금액에 상관없이 연 3.7~4.1%의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다른 증권사들은 고객 자금을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해 연 3.0% 안팎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신한FNA와 동양종금의 CMA는 예금자보호로 5000만원까지 원금이 보호되지만, 다른 증권사들의 상품은 만약 투자손실이 날 경우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동양종금증권의 윤성희 마케팅팀장은 "증권사의 CMA상품이 1%라도 더 많은 수익을 주기 때문에 은행 보통예금보다는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현행 제도상 증권사에는 결제기능이 없기 때문에 CMA상품 운영에 적잖은 애로가 따른다고 지적한다.

고객들이 송금.이체 등 결제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은행연계계좌를 만들어줘야 하고, 고객이 이 기능을 사용할 때마다 100~500원의 결제 수수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은행연계 수수료는 증권사별로 연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한다.

한국증권업협회 최용구 팀장은 "앞으로 증권사들도 은행과 같은 지급결제기능을 가질 수 있도록 금융결제원 가입을 추진 중"이라며 "결제원 가입비가 1000억원 이상 들 것으로 예상돼 소규모 증권사들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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