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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여기] 고양 공예품 전시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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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 5일 오후 2시 경기도 고양시 대자동 통일로변에 있는 필리핀참전비 옆 시민공원. 한가운데에 서 있는 전통 건축양식의 팔각정이 눈길을 끈다.'고양시 우수 공예품 전시관'이다.

안으로 들어서자 30평 정도의 내부에는 갖가지 전통 공예품이 벽면과 테이블에 빼곡이 진열돼 있다.

이곳에선 우리 고유의 멋이 깃든 공예품을 연중 내내 시중가보다 50% 가량 싸게 살 수 있다.

◇ 전통 공예품 한자리에

전시관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고양시 공예사업협동조합이 내유동 공예협동화단지 내의 비좁은 조합사무실 한쪽에 있던 전시장을 이곳으로 옮겼다. 보다 많은 관광객에게 전통 생활공예품을 선보이기 위해서였다.'집뜨리'라는 공동상표까지 만들었다.

조합측은 제품의 우수성이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말한다. 목공예 및 도자기 등을 생산하는 24개 업체 대부분이 전국 공예품 대전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내년 월드컵에 대비해 관광상품으로 개발된 한국 탈 모양의 '호두까기 인형'은 1998년 국무총리상 수상작이다. 가격은 개당 8천원.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전통 탈 목공예품에서 전통가면.나무인형.도자기인형.제기(祭器) 등 60여가지 품목이 구비돼 있다.제품 수는 모두 5백여점에 이른다. 유명 관광지에서 취급하는 공예품이 대부분 갖춰져 있다.

조합 신진호(申進鎬.62)명예 이사장은 "상당수 관광지에서 질 나쁜 중국산 등이 판치고 있지만 이곳에선 수준높은 전통 공예품을 한자리에서 쇼핑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파격적 가격에 공장 견학도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주로 통일로를 지나는 관광객들. 알뜰주부 등 실속파에서부터 외국 관광객들까지 다양하다.

이상철(李相哲.45.자영업.서울 홍은동)씨는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됐는데 저렴한 가격과 고풍스런 멋에 끌려 틈나는 대로 들러 집안의 장식품으로 구입한다"고 말했다.

가격이 싼 것은 공장에서 만든 뒤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기 때문. 시중에서 3만원 하는 전통 탈은 1만5천원, 시중가 6천원인 원앙 나무조각 한쌍은 3천원에 살 수 있다. 옥으로 만든 귀걸이.목걸이.반지 등도 3만~10만원선이다.

이 제품들은 설악산.속리산.제주도 등 전국의 유명 관광지는 물론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공항이나 호텔 면세점 등에도 납품되고 있다.

또 전시관에서 4㎞ 거리에 생산공장들이 밀집한 내유동 단지는 일반에 개방돼 언제든지 견학할 수 있다. 공장에서 제품 구입도 가능하다.

전시관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다. 031-963-2527.

이밖에 전시관 주변에 관광지가 많아 나들이코스로도 제격이다. 승용차로 10분여 거리에 조선 예종의 원비 장순왕후, 성종의 원비 공혜왕후, 영조의 장자 진종과 효순왕후의 능들이 있다. 거대한 암벽에 불상을 우람하게 새긴 고려시대 마애불 '용미리 석불입상'(보물 제93호)도 가깝다.

임진각.통일동산.임진강 등도 20~30분 거리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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