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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출판·실용서] '나는 리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9면

"공부를 의무로 생각하지 말라. 공부라는 아름다운 행위를 통해 너는 기쁨과 자유를 얻을 것이고, 나중에 사회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놀라지 마시라.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이 말을 책상 앞에 떡 하니 붙여놓고 있다는 이는 올해 나이 불과 11세의 소년이다. 지난해 8월 특별전형을 거쳐 미 로욜라대학에 전액장학생으로 입학한 생물학과 2학년 쇼 아노 군이 주인공이다.

미국 최연소 대학생으로 기록된 그는 책 표지 사진만 봐도 더 없이 초랑초랑한 눈망울에 귀염성이 있으면서도 무언지 어른스럽게 느껴진다.

쇼 아노는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또 한명의 영재들'수준을 확실히 뛰어넘는다. 이를테면 USA투데이 등에 대서특필된 그는 대학생활에도 탁월하게 적응해 4.09 만점에 3.97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웃자란 아이는 타격받기 쉽다는, 따라서 "아이들은 또래와 생활해야 한다"는 교육전문가들의 비판적 조언도 깬 것이다.

IQ가 2백이 넘기 때문에 "도무지 측정이 불가능하다"(59쪽)는 쇼 아노 군의 성장기록과 교육관을 부모 입장에서 꼼꼼히 기록한 이 책을 어떻게 봐야 할까?

예외적으로 특출난 아이의 성장기록이니 보통사람과는 무관한 얘기일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다. 무엇보다 책의 교육 메시지는 영재로 키워보겠다고 아이를 닦달해대는 이 땅의 교육현실과는 대척점에 서 있어, 보통아이들의 교육용으로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쇼 아노의 또 다른 특징은 "높은 IQ만큼 몹시 지혜로우며, 앞으로 (영재로서)성공할 수 있는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미 교육계가 평가한 대목이다. 실제로 태권도와 농구를 즐기며 나이 두배의 대학친구들과 잘 어울린다.

그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은 "도대체 어찌 키웠길래"하는 쪽이겠지만, 미국 내에서 슈퍼 엄마라는 찬사를 듣는 어머니 진경혜씨의 교육관은 의외로 소박하다.

"(나는)아이들이 영재나 천재로 태어나길 염원한 적도 없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특별한 교육을 시킨 적이 없다. 다만 배움은 부모로부터 시작된다고 믿고 아이들의 배움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식지 않도록 자유로운 교육환경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 때문에 이 책에는 일반인들도 공유할 만한 정보가 수두룩하다.

이를테면 '공부는 즐거운 일'이라는 인식을 위해 학원에 보내거나 교재를 디미는 일은 한 적이 없다.

아이의 친구가 돼, 무더기 책을 안기기보다는 함께 고른 10권의 책을 수십번 읽어주려 노력했다. 책 뒤편에 소개된 홈스쿨링(자가교육) 노하우도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이다.

한편 장차 의학자로 임상과 유전자연구를 하겠다는 쇼 아노는 천재라는 지칭을 싫어한다.대신 쇼(Sho)라고 불러주는 걸 좋아한다. 쇼는 '하느님과 함께 하는 기쁨'이란 뜻이다.

어머니 진경혜씨는 서울 태생. 오하이오 대학에서 미술사를 공부했고, 유학 시절 만난 일본인 남편과 결혼했다.

그는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이 없다고 고백을 하는 평범한 전업주부다.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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