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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Well-being] 아 ~ 좋다, 얼큰한 해장국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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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숙취 달래는 속풀이 해장국

남편 책상 위에 놓인

11월 달력 넘기기가 겁난다.

다음 장엔 벌써 '부 회식'

'동문회''동창회' 등 송년 모임이

빼곡하다. 흥청망청 술자리는

가급적 피하라는 주문에

"물론이지"란 답은 얻어냈지만

믿을 수 없는 일.

오랜만에 만난 이들과 한잔 두잔

나누다 보면 밤늦게 비틀거리고

들어오는 날이 잦아질 게 뻔하다.

다음 날 숙취로 힘들어 하는

남편을 보면 미운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론 측은하기 짝이 없다.

술독에 빠진 남편의 고통을 덜어주는

응급처치는 역시 따끈한 해장국.

분당 신도시에서 똑 부러지는

신세대 요리선생님으로 소문난

손성희씨가 지구촌 속풀이 해장국

네 가지를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구성해 제안했다.

정리=유지상 기자

***한국, 모시조개 황태국

대한민국에서 속풀이용 재료 삼총사로 꼽히는 황태.콩나물.모시조개를 총동원한 해장국. 고추장과 고춧가루까지 넣어 얼큰하게 끓여냈다.

▶재료=황태(북어) 1마리, 모시조개 300g, 콩나물 100g, 무 50g, 홍고추 1개, 대파 1뿌리, 다진 마늘 1큰술,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조개 육수 5컵, 소금.후춧가루 적당량

▶만드는 법=모시조개는 해감 후 끓는 물에 익혀 살만 발라 놓고 국물은 맑게 걸러 육수로 사용한다. 황태는 찢어 놓고, 콩나물은 다듬고, 무는 채 썰고, 홍고추와 대파는 어슷하게 썬다.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황태와 무를 넣고 달달 볶다가 조개국물을 붓고 끓인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풀고, 콩나물.홍고추.대파.다진 마늘.조갯살을 넣고 한소끔 끓인 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해서 낸다.

▶팁=모시조개를 통째로 넣고 한꺼번에 끓여도 좋다. 조개 육수 대신 황태 대가리.무.다시마를 넣고 끓인 육수를 써도 무난하다. 이때는 조개 대신 쇠고기를 채 썰어 양념한 것을 섞어준다.

***일본, 나가사키식 굴탕

굴.홍합.오징어 등을 넣고 하얗게 끓인 나가사키 짬뽕 스타일의 국물. 숙주나물이 듬뿍 들어가 국물맛이 개운하고 청양고추가 들어가 칼칼한 맛을 낸다.

▶재료=생굴 200g, 오징어 1마리, 홍합 200g, 숙주나물 200g, 청경채 100g, 양파 1/2개, 당근50g, 청양고추 1개, 대파 1뿌리, 마늘 3톨, 생강 약간, 닭 육수(치킨스톡) 5컵, 청주 1큰술, 간장 1작은술, 굴소스 2큰술, 설탕.소금.후춧가루.참기름 약간씩

▶만드는 법=오징어는 껍질을 벗기고, 칼집을 넣어 한 입 크기로 썬다. 굴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고, 홍합은 수염을 떼고 깨끗이 손질한다. 숙주나물은 꼬리를 다듬고, 양파는 채 썰고, 청경채와 당근은 어슷하게 썬다. 마늘.대파.생강은 채 썰고, 청양고추는 동글고 얇게 썰어 놓는다.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파.마늘.생강을 넣고 볶다가 나머지 야채와 해물을 넣고 볶아준다. 여기에 청주.굴소스 등을 넣어 볶다가 닭육수를 붓고 끓인 뒤 소금으로 간한다. 마지막에 청양고추.참기름.후춧가루를 넣어 낸다.

***유럽, 지중해식 홍합탕

포장마차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홍합탕에 화이트 와인을 넣어 비린내를 없애고 산뜻한 풍미를 더했다. 매운 고추가 들어가 국물 맛이 얼큰하고 시원하다.

▶재료=홍합 500g, 양파 1개, 마른 홍고추 2개, 마늘 5톨, 새우 5마리, 화이트와인 1/2컵, 물 3컵,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실파.레드페퍼(서양식 고추를 굵게 갈아 놓은 매콤한 향신료).올리브유 적당량

▶만드는 법=홍합은 수염을 제거하고 깨끗이 손질한다. 마늘은 얇게 저미고, 홍고추는 어슷하게 썰고, 양파는 잘게 다진다.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넣고 노릇하게 볶다가 홍고추.양파.홍합.새우를 넣고 화이트 와인을 붓고 볶는다. 여기에 물을 붓고 홍합이 입을 벌리면 소금.후춧가루로 간을 하고, 송송 썬 실파와 레드페퍼를 뿌린다.

▶팁=마지막에 레드페퍼 대신 토마토를 잘게 썰어 넣으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동남아, 태국식 새우탕 똠얌꿍

세계 3대 수프의 하나인 '똠얌꿍'을 한국식 버전으로 바꾼 것. 고추와 라임이 들어가 매콤하면서도 신맛이 감도는데, 쓰린 속을 푸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재료=새우(중하) 8마리, 홍합 100g, 초고버섯 통조림 1통, 느타리버섯 100g, 닭육수(치킨스톡) 4컵, 남플라(액젓) 4큰술, 라임주스 4큰술, 홍고추 3개, 고추기름 약간, 고수 약간

▶만드는 법=새우는 머리와 껍질을 제거하고 홍합도 깨끗하게 손질한다. 치킨스톡에 새우 머리와 껍질을 넣고 한소끔 끓인 뒤 국물만 받는다. 초고버섯은 길이로 반을 갈라 찬물에 여러 번 헹구고, 느타리버섯은 적당한 크기로 찢는다. 홍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냄비에 고추기름을 두르고 새우와 홍합을 볶다가 육수를 붓고 버섯과 나머지 재료를 넣고 끓인 뒤 고수를 얹어낸다.

▶팁=원산지의 똠얌꿍은 레몬글라스.갈랑가.타이칠리.남플라 등 우리가 평소 접하지 못하던 향신료와 재료가 많이 들어있다. 그런 점을 감안해 신맛은 라임주스로, 남플라는 새우젓국으로 바꿨다. 홍고추와 고추기름으로 매운맛을 내 우리 입에 맞는 새우탕으로 바꿨다. 초고버섯 대신 양송이나 새송이버섯을 넣어도 좋다.

푸드 스타일링 작업=이지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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