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장 주변·옛 우정국 휴식공원으로 재단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역사와 추억이 서려있는 근대 건축물들이 하나하나 시민들에게 친숙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삼청각이 전통문화 공연장으로 바뀐 데 이어 이승만(李承晩)전 대통령이 살았던 이화장(梨花莊)주변이 내년 말 공원으로 조성된다. 근대적 우편업무가 처음 시작된 우정총국도 '우편 테마파크' 형태의 소공원으로 재단장한다.

서울시는 15일 "종로구 이화동 1번지 이화장 주변 사유지와 건물 한채 등 1백여평을 매입,나무를 심고 휴게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초 건물 보상과 철거를 시작해 연말 준공한다는 계획이며 예산 8억원이 책정됐다.

이화장은 1982년 시 기념물로 지정됐으며 1천8백20평 부지에 본관과 생활관 등 3개 건물이 있다. 李 전 대통령은 1947년 10월부터 48년 7월 대통령에 취임,경무대에 입주할 때까지 이 곳에 살았으며 60년 4월 하야해 하와이로 망명하기 전 한달 남짓 머물렀다.

종로구 견지동 옛 우정총국에 대한 테마파크 조성공사도 한창이다. 1884년 일어난 갑신정변의 발상지이며 현재는 체신기념관인 이곳은 내년 하반기까지 공원으로 조성된다.

시대별 우체통과 편지지를 본뜬 벤치 등도 세워진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문을 연 중구 소공동 원구단 시민광장은 많게는 하루 2백여명이 찾는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원구단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기 전 제사를 올린 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화장은 대학로와, 우정총국은 인사동과 가까워 지역문화의 거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근대 건축물들도 지속적으로 역사교육장과 휴식공간으로 조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전통 문화공간으로 시민들 품에 돌아온 삼청각의 이용 요금이 비싸다는 논란과 관련, 서울시는 삼청각은 외국인 관광객 등을 위한 고급 문화공간으로 유지하는 대신 남산골 한옥마을을 대중적인 전통문화공간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는 이를 위해 한옥마을 내에 전통찻집 등 휴식공간을 확충키로 하고 구체적인 개발방안 마련을 위해 용역을 의뢰했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