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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군대 좋다] 신세대 병영 의·식·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병영의 변화는 병사들의 의(衣).식(食).주(住)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 1식 4찬에 후식=지난 8일 오전 11시, 30사단 정비대대 식당 안 주방.

"김일병, 비빔밥 재료인 고사리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야지 너무 오래두면 물러서 안돼."

취사병들이 민간조리원인 김춘자(金春子.50.서울 불광동)씨의 능숙한 손놀림에 따라 열심히 점심을 준비하고 있다.

이윽고 낮 12시가 되자 몰려든 병사들이 밥과 고사리.불고기.깍뚜기.튀김 등 1식4찬의 메뉴로 비빔밥을 만들어 흡족한 표정으로 식사를 했다.

매달 군단 단위로 급양담당 장교와 취사병, 민간조리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여는 '메뉴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병사들에게 받은 '식사 여론조사'다.

전원구(全元九.22)병장은 "개선안을 내면 바로 반영된다"면서 "여름철엔 팥빙수, 겨울철엔 단감 등 월 24회 계절별 후식도 나온다"고 만족해 했다.

◇ '분대급 내무반'=도떼기시장처럼 한 내무반에 30~40명이 생활하던 소대급 내무반은 지금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미 90년대 분대급 내무반을 운영하던 해.공군은 물론 육군도 이제는 8~16명 수준의 분대급 내무반으로 거의 변경했기 때문이다.

특히 두드러진 대목은 내부반의 인테리어. 벽면과 천장의 색깔이 하늘색부터 노란색까지 각양각색인 부대가 수두룩하다. 공군은 중대급 단위로 독서실도 설치해 면학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있다.

김선규(金善奎.22.8전투비행단)상병은 "당직사관의 허락을 받으면 밤 12시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할 수 있다"면서 "필요한 게 거의 없을 정도로 생활.여가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 "사제 필요없다"=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상당수의 병사들이 양말.속내의 등을 밖에서 구입해 착용하다 점호시간에 당직사관에게 적발돼 혼났다.

하지만 요즘은 고품질의 속내의는 네벌, 양말은 일곱켤레를 지급해 모자르지 않는 데다 98년부턴 PX에서 양말 등을 구입할 수 있게 유통망을 갖춰놔 그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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