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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마자 출국…'바쁜 만큼 풍성한 한해' 박지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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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최저타 상을 받은 박지은(25.사진)이 24일 이벤트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대만으로 출국했다. 전날 귀국한 지 하루 만이다. 출국에 앞서 올 시즌을 마친 심경을 들어봤다. 박지은은 "시즌 막판 7주 연속 대회에 출전하느라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피곤하다"면서도 "고향에 돌아오니 무척 편하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뿌듯함이 앞서요. 2000년 데뷔 이후 해마다 1승씩에 그치다 처음으로 2승을 거뒀고, 국내에서 열린 대회(CJ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처음 우승도 했으니까요.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도 기억에 남아요."

지금 심경은 풍작을 거둔 농부의 그것과 비슷할 거라고 했다. 표정이 밝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보다도 CJ나인브릿지 클래식을 꼽을 수 있겠지요. 2등을 하도 많이 해서 '준우승 징크스'라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그 대회 우승으로 한을 풀었으니까요. 더구나 고국 팬들 앞에서 한복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받았을 때는 정말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어요."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꼽는다면.

"글쎄요. 지난달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막판에 소렌스탐에게 우승을 내줬던 것도 그렇고 8월 와코비아 클래식 때 2위에 그친 것도 기억에 남네요. 더욱 아쉬운 것은 여름에 허리가 아파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거예요. 특히 메이저 대회인 US여자 오픈(7월)에서 중위권에 머문 뒤 허리 통증이 도져 캐나다 오픈에는 아예 나가지도 못했잖아요. 그게 가장 아쉬워요. 허리만 아프지 않았더라면…."

목소리에 진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마지막 대회인 ADT챔피언십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아픈 데는 없는데 너무 지쳐서 아예 연습을 포기했었지요.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미국에서 중국으로 날아간 뒤 한국과 일본을 거쳐 다시 미국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하고나니 샷 감각이 따라주지 않더군요. 집중력이 떨어지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충분히 만회할 수 있었던 리커버리 샷도 놓친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

-처음으로 최저타 상인 '베어(Vare.1920년대 활약했던 미국 아마추어 골퍼 이름)트로피'를 받았는데.

"사실은 (소렌스탐에 이어) 2등이잖아요. 경기를 치르기도 바빠 크게 신경 안 썼어요. 막판까지 로레나 오초아와 경쟁을 벌였는데 마지막 대회 최종 라운드가 끝나자 LPGA 직원이 상을 받게 됐다는 사실을 알려주더군요. 조금 뜻밖이었지요. 사실 삼성월드챔피언십 때부터 치고 올라간 셈인데 이 상을 받으리라곤 예상 못했거든요. 마지막 대회가 끝나고 바로 한국행 비행기를 타느라 아직 트로피는 받지 못했어요."

-내년 시즌 목표를 밝힌다면.

"몰라요. 일단 쉬고 싶어요. (웃음) 아, 참. ADT챔피언십 최종 라운드가 끝난 뒤 주차장에서 소렌스탐과 그의 캐디(테리 맥나마라)를 만났어요. '내년에는 (상금왕과 다승왕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더니 '준비하고 있겠다'고 말하더군요."

*** 불우이웃돕기 사인볼 행사

한편 박지은은 25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아버지 박수남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삼원가든에서 불우이웃돕기 성금(2만원 이상)을 낸 고객들에게 직접 사인한 공을 증정할 예정이다. 박지은은 이를 위해 1000개의 사인 공을 준비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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