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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건강보험 인상 일방 결정" 재정운영 위원장 반발 사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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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건강보험공단의 건보료 심의.의결기구인 재정운영위원회 양봉민(梁奉玟.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위원장이 정부의 일방적인 직장 건보료 인상 방침에 반발해 사퇴했다.

재정운영위는 건보 가입자(한국노총.민주노총 등)와 사용자(경총.전경련 등).공익(학계전문가.복지부 등) 등 세 분야 대표자 10명씩 모두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종전까지는 정부가 건보료를 올렸으나 지난해 7월 건보 통합 당시 부담자가 건보료를 결정한다는 취지로 운영위가 구성돼 梁교수가 초대 위원장을 맡아왔다.

지역 건보료는 재정운영위의 결정에 따라야 하고 직장건보료는 운영위의 심의.의결 내용을 참고해 정부가 결정한다. 올 1월 인상된 직장 건보료는 재정운영위의 결정을 따랐다.

梁위원장은 "최근 복지부가 내년부터 건보료를 9% 또는 11.7% 올리려고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만들어 관계부처와 협의하는 것은 재정운영위의 심의.의결 절차를 무시한 초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건보재정 통합 여부를 국회에서 빨리 결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복지부의 모호한 태도처럼 정부가 건보정책에 대한 청사진 없이 이슈마다 우왕좌왕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재정운영위의 심의를 받으려 했다"며 "재정운영위의 의견은 참고만 하면 되기 때문에 직장 건보료를 올리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운영위 일부 위원들도 梁위원장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어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건보료를 올릴 경우 직장가입자들이 반발할 뿐만 아니라 지역 건보료를 인상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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