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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직장 건보 가입자는 봉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내년부터 직장 건강보험료가 대폭 오를 것으로 보여 직장인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보건복지부가 내년도 직장 건보료를 평균 9~11%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직장 건보 가입자들에 대한 건보료 경감 조치가 연말로 끝나는데다 임금 인상까지 감안할 때 실제 인상률이 19% 수준에 이르고 경우에 따라선 현재보다 두배 이상 오를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과 올 1월 두차례에 걸쳐 직장 건보 가입자(6백39만명) 가운데 건보료가 많이 오른 4백70만명에 대해 한사람당 평균 5천6백93원을 깎아줬다. 건보 통합을 둘러싼 직장인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땜질식으로 보험료를 경감해 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월정 보험료보다 경감받은 보험료가 더 많은 직장인이 생기는가 하면 월급이 적은 부하 직원이 고임금 상사보다 보험료를 더 내는 역전 현상마저 빚어졌다.

복지부는 건보료가 두배 이상 인상되는 10만여명에 대해 두배를 초과하는 금액을 일정 기간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해도 올해 직장 건보에 신규 가입한 사람(1백여만명)이 같은 월급의 기존 가입자보다 최고 두배 이상의 보험료를 내는 것과 같은 불균형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이 또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직장 건보 재정은 1998년 건보 통합 논의가 시작된 이후 3년 사이 적립금 2조8천억원이 모두 소진돼 급기야 올해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직장 건보측의 방만한 운영,건보수가 인상,의료기관의 허위.부당 청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런 만큼 재정 누수 요인을 확실하게 차단한 뒤 건보료를 올리는 게 순서다. 거덜난 직장건보 재정 상태를 감안할 때 어느 정도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해도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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