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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미국과 싸우기 싫다" 협상 제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탈레반 세력이 31일 미국측에 싸울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협상을 제안했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세력의 최고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대변인으로 탈레반 정권의 교육장관을 겸하고 있는 아미르 칸 무타키가 이날 AP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미국과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타키는 이날 수도 카불에서 AP 기자와 만나 "미국에 메시지를 전하겠다"며 이같이 제안하고 "하지만 우리를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대화를 했으면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AK-47 자동소총을 들고, 역시 이 총으로 무장한 두명의 경호원을 대동한 채 인터뷰에 응한 무타키 장관은 "모든 아프가니스탄인은 집에 무기가 있으며 집이 곧 벙커"라고 말해 미국이 협상제안을 거절하면 계속 항전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을 계속 폭격하면 전세계 이슬람 교도들이 미국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슬람 교도들은 미국이란 나라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단지 그 정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를 폭격해도 부술 게 없다"고 말하고 "아프가니스탄에는 컴퓨터나 통신시스템 또는 현대적인 항공시스템 등이 없어 우리를 폭격해도 몰락을 초래할 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마르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특사를 임명한 유엔측이 미국의 입장만 제시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앞으로 유엔측과 접촉하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AF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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