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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쇄신 찬성, 낮엔 반대… 노무현최고 오락가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당정쇄신 무용론(無用論)'을 펴 온 민주당 노무현(盧武鉉)최고위원의 입장이 31일 몇차례 오락가락했다.

盧위원은 31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그동안 당정쇄신에 관해 반대해왔지만 앞으론 찬성해야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면서 "민심과 당의 대세가 당정쇄신을 주장하고 있는데 혼자 반대한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어려워 현실과 타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나는 동교동편이 아니고, 동교동도 내편이 아니다. 굳이 편가름 차원에서 말한다면 나는 김근태.한화갑.정동영 최고위원과 같이 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盧위원은 이날 낮 기자간담회에서는 라디오 방송 발언을 뒤집었다. 그는 "당정쇄신에 반대하면 역적이 돼 버리고 여론지지도도 떨어질 것이란 경고를 받고 있지만 감수하겠다"며 "(즉각적 당정쇄신 반대에)변함이 없다"고 했다.

盧위원은 이어 "개혁파가 대통령의 굴복을 받아내려 하는 상황인데, 아무리 권력투쟁이라고 해도 한 숨 돌릴 시간도 못 주느냐"면서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정당한 권리는 보호해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권노갑 전 의원을 적극 옹호했다.당내에선 세(勢)를 늘려나가는 쇄신파를 외면할 수 없고, 동교동계와 등질 수도 없는 盧위원의 고민이 깊어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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