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이버교실 운영 이종배 교사 "마음 열고 말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서울 여의도여고 2학년 10반 학생들에겐 교실이 또 하나 있다.

담임 이종배(45)교사가 학부모들과 함께 운영하는 '사이버 교실'이다.

李교사가 한 포털사이트에 '종이배의 210제자들'이란 학급 사이트를 만든 것은 담임 배정을 받은 지난 2월 25일.

그는 학기 초 42명의 반 학생들에게 학급 사이트에 가입하게 했고 학부모들에게도 사이트 가입을 권유했다. 사이버 교실이란 개념에 익숙지 않은 학부모들도 하나 둘씩 가입하기 시작,현재 회원이 학생 42명 전원과 학부모 42명 등 모두 85명이 됐다.

사이트는 '공지사항''학습자료실''오늘의 이슈'등 12개의 코너로 돼 있다. 공지사항을 통해 학습과제.행사일정 등이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오늘의 이슈'코너에서는 학생들이 소풍 장소.자율학습 방법 등에 대해 자율적인 토론을 한다.

李교사가 특히 관심을 갖는 코너는 '이러쿵 저러쿵'과 '내가 읽은 책'. 학생들은 '이러쿵 저러쿵'코너를 통해 개인적 고민.신변잡기 등을 나누며 우애를 돈독히 한다.

지난주에는 한 학생이 이성교제에 실패한 실연담을 올려놓자 다른 학생들이 위로의 글을 띄워놓기도 했다. 학생들은 또 '내가 읽은 책'코너에 독후감을 올려놓고 함께 토론한다.

최근 이지연양이 이 코너를 통해 발표한 글을 출품, 제3회 전국학생독후감 공모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해 학생들이 무척 고무돼 있는 상태.학부모들도 '부모님의 말씀'코너를 통해 평소 말로 하기 힘든 충고나 인생의 교훈 등을 학생들에게 전달한다. 사이버 교실의 또 다른 장점은 e-메일을 통해 학생.학부모들과 자유롭게 학습.고민상담을 할 수 있다는 점.

李교사는 "학급 사이트를 통해 학생들의 성격이 더욱 밝고 적극적으로 변해 보람을 느낀다" 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