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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숨고르기, 앞으로는…본격적 내림세 전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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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부동산시장이 썰렁해졌다. 상반기 내내 상승곡선을 그리던 기존 아파트는 지난달말부터 약보합세이거나 상승탄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달떴던 경매시장도 요즘엔 시큰둥해졌다. 분양권 매수세도 약화되기는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본격적인 조정국면''비수기의 전형적인 숨고르기'라는 엇갈린 평가를 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약세를 나타내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잡히고 있다. 오르막길을 걷던 아파트값은 상승탄력을 잃은 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며 분양권 시장 기반도 많이 허물어지고 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아파트값은 서울 0.9%, 신도시 0.12%, 수도권 0.12% 올라 상승세 둔화가 눈에 띄었다.

경매시장도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경매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엠테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경매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81.2%로 8월(90.3%)보다 9.1%포인트 떨어졌다. 저금리 틈새에서 과열 양상을 보였던 경매시장이 최근 경기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투자수요가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공사 주택연구소 김용순 연구위원은 "저금리.수급불균형 등에 따른 주택시장 여건은 괜찮은 편이지만 실물경기를 내다보면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며 "실물경기가 내년 초 되살아난다는 것을 가정하면 일시적 숨고르기로 볼 수 있지만 내년 말께나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가격 조정기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다른 경제요소들과의 연관성을 중시하는 연구소.학계 전문가들이 대부분 이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쉽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테러사건과 보복공격이 시작되고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유독 부동산 시장만 좋아질 수 없다는 논리다.

실물경기와의 연계성을 떠나 가격이 너무 올라 매수세가 위축됨으로써 가격이 본격적으로 조정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 상계동 럭키공인중개사무소 박하순 대표는 "거래가 거의 끊길 정도로 매수세가 없다"며 "팔려는 사람은 오른 가격에 내놓고 있으나 사려는 사람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기 때문에 내년초까지는 가격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이상 급상승 없을듯

내년에는 올해 같은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수요 증가에 비해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고, 원룸.다가구 등 소규모 대체주택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 수요를 분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호가 공백으로 인해 거래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이런 공백을 메울 수요 증가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빠르게 바뀌면서 수요자가 주택시장을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어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곽창석(닥터아파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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