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 조건, 눈 걱정 없는 곳 겨울올림픽 발상지에서 치러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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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호 11면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올림픽 유산을 강조한다. 안시가 2018년 겨울올림픽을 개최한다면 어떤 유산을 남길 수 있나.

에드가 그로스피롱 안시 유치위원장

“제1회 겨울올림픽이 열린 곳이 프랑스의 샤모니다. 프랑스는 곧 겨울올림픽의 요람이고, 겨울올림픽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그 뿌리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1924년 샤모니에 이어 68년 그르노블, 92년 알베르빌에 이르기까지 프랑스는 겨울올림픽의 역사와 함께했다. 2018년에 안시에서 그 전통을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그만큼 프랑스가 겨울올림픽을 많이 개최했으니 다른 국가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지 않나. IOC는 올림픽 정신의 확산을 목표로 여러 나라가 개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대륙별 순환 원칙’도 강조해 왔는데.

“올림픽 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해 반드시 새로운 지역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건 아니다. 새로운 지역의 개척도 중요하지만 전통을 지키고 유지하는 것도 유효하다. 그런 의미에서 겨울올림픽의 요람인 프랑스로 돌아와 시작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겨울올림픽 100주년인 2024년을 앞두고 2018년 안시에서 그 역사를 반추하고 전통을 이어나가는 것은 올림픽 정신 계승에 있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지역에서 개최하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크다.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지역을 개척하는 것, 기존의 전통을 지키는 것도 모두 중요하다. 그리고 결정은 IOC 위원들의 몫이다.”

-안시의 강점은 뭔가. 올해 밴쿠버 올림픽에선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문제가 됐는데, 안시도 같은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안시의 강점으론 무엇보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들 수 있다. (프랑스 남동부 지역의) 안시는 알프스 지역의 샤모니·몽블랑 지역이고, 기가 막힌 환경의 스키장이 많다. 이 지역 소득의 30%가 스키 등 겨울스포츠 관련 산업이라는 통계도 있다. 그만큼 겨울스포츠가 주요 산업인 지역이다. 2018년 겨울올림픽을 위해 스키 코스도 엄선했다. 변별력을 갖추면서도 안정성을 담보한 스키 코스 부지를 골랐다. 적설량 문제와 관련해선 날씨야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지역 특성상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이달 발표된 ‘비드 인덱스’에서 평창·뮌헨보다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다. ‘평창 대 뮌헨’ 양자 구도라는 관점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평창은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라는 점에서 우리보다 경험의 폭이 넓다. 뮌헨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하지만 내년 7월 열릴 IOC 총회까지는 14개월이 남아 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짧지도 않다. 변화를 충분히 도모할 수 있는 시간이다. 경쟁은 이기기 위해 하는 거다. 유치전에 뛰어들었으니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

-프랑스 IOC 위원들이나 프랑스 스포츠계에서 오히려 안시의 겨울올림픽 유치를 탐탁지 않게 본다는 지적도 있다.

“밴쿠버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당시 프랑스 IOC 위원 두 명이 나타나지 않자 그런 소문이 돌았던 거 같다. 하지만 그중 한 명인 장 클로드 킬리 위원은 몸이 아파 프랑스로 돌아갔기에 참석을 못했고 나머지 한 명인 기 드뤼 위원은 사정이 있어 늦게 참석했던 거다. 혹시라도 두 위원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는 건 유치위원회의 신세대들에게 주도권을 주려는 배려다. 프랑스 정부도 지원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도 사르코지 대통령이 안시의 겨울올림픽 개최를 지지한다는 언급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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