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시 APEC참석 결산] '반테러선언' 짭짤한 성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상하이(上海)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외교를 포함한 사흘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22일 귀국했다.

미국이 공격받은 후 테러집단과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비상상황 속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APEC에 참석했고 21개국 정상회의와는 별도로 러.중.한.일 지도자 등과 개별 회담을 가졌다.

부시는 이번 여행을 통해 대(對)테러전쟁과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이라는 비(非)테러 현안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고자 했다.

APEC은 반테러 공동선언문을 채택해 부시의 입장을 강화시켰다. 하지만 선언문에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군사작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APEC 회원국 가운데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같은 이슬람 국가들이 있는데 이들 국가 내의 반전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인 것이다.

비테러 부문에서 부시는 미.러 유대강화와 MD 협의의 진전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뉴욕 타임스지는 21일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최대 현안인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문제의 해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그동안 MD 계획의 장애가 되고 있는 이 협정의 개정에 러시아가 응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폐기하겠다고 해 양국의 긴장이 높았다.

부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단독 폐기까지 가지 않고 양국이 적당한 선에서 협정을 개정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러 관계에 비해 미.중 대화는 별다른 '친선의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으로 언론들은 지적한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ABM협정의 유지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군사작전이 빨리 끝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러.중 두 나라가 합의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대 테러전쟁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러시아에 비해 중국이 훨씬 약하다는 점에서 부시 대통령에게는 불만스런 대목이다.

부시 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한국이 미국의 대 테러 전쟁을 지지함으로써 동맹관계를 확인하고 미국이 대북 대화 용의를 재강조한 것에 의미가 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