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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노벨 의학상 받은 루이스 이그나로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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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산화질소(NO)를 다들 '악당'(공해물질)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건강의 소중한 친구입니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한국식품영양과학회에 참석한 1998년 노벨 의학상 수상자 루이스 이그나로(63) 미국 UCLA 의대 교수는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 함유된 산화질소가 우리 몸에서 혈관을 확장하고 혈소판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는 사실을 밝혀내 노벨상을 받았다.

이그나로 교수는 "산화질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건강에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체인 산화질소를 들이마실 경우 혈액의 헤모글로빈에 의해 파괴된다"며 "섭취하는 방법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산화질소를 만들어내는 아미노산인 아르기닌과 시트룰린을 섭취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음식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르기닌은 생선.적색육.시리얼 등에, 시트룰린은 멜론.수박 등에 많이 들어있지만 충분한 양을 채우려면 매일 쇠고기 1㎏, 생선 1㎏, 수박 한통씩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화이자.머크 등 다국적 제약회사가 추진 중인 산화질소의 상품화도 시판까지는 몇 년 더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이그나로 교수는 그래서 "캡슐이나 알약으로 된 아르기닌을 하루 세 차례 10~15g씩 물이나 주스와 함께 섭취하라"고 권했다. 자신도 3년 전부터 이를 복용하고 있는데, 운동능력 개선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5시간 20분에 달리던 마라톤 풀코스를 지금은 4시간20분에 주파한다는 것이다. 이런 효과가 알려지면서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100만명 이상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 그는 "특히 동맥경화.고혈압.심장병.뇌졸중.당뇨병 환자에게 권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아그라(발기부전 치료제)는 산화질소 연구 결과가 실제 치료제 개발로 이어져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산화질소는 발기를 유도하는 음경 혈관 확장을 주도하는 물질"이라고 소개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산화질소는 비타민 C와 함께 먹으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며 "노벨상을 두 번 받은 폴링 박사가 권해 자신도 매일 2g씩 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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