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본격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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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조사단은 3일 “건설업자 정모(52)씨가 촌지와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실명을 거론한 현직 검사들을 이날부터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당초 5일까지 정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검사들을 소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씨가 자신의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5일까지 소환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검사들을 상대로 현재까지 드러난 의혹을 먼저 확인키로 했다. 검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는 서울고검 사무실 등에서 철저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일부 조사는 전화를 통해 이뤄졌다.

이에 앞서 조사단은 지난주 정씨를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정씨는 자신이 수년간 기록한 ‘접대 다이어리’에 있는 검사 실명과 구체적인 접대 장소·일자 등을 상세하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부산고검 11층 영상녹화실에서 밤늦게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고 진술 과정은 모두 녹화됐다. 조사단은 정씨가 접대 장소로 지목한 부산시 일대 유흥업소에도 조사팀을 보내 업소 관계자와 종업원 등을 만나 진술 내용이 맞는지 확인 중이다.

진상규명위 하창우 대변인은 “현재 조사는 공소시효 등을 고려해 최근의 접대 의혹부터 역순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정씨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한승철(전 대검 감찰부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에 대한 조사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진상규명위는 6일 열리는 회의에서 조사의 공정성을 위해 조사 과정에도 검찰이 아닌 제3자가 참여할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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