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명사와 함께 고향 문화유적을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지난달 24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정림사지 5층 석탑에서 문화해설을 하고 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백제 천년의 고도(古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백제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지난달 24일 오전 9시30분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정림사지 오층석탑(국보 9호). 정림사지는 백제때 대표적인 절터로 현재 5층 석탑과 석불좌상이 남아있다.

유홍준(61)전 문화재청장이 마이크를 잡고 석탑 앞에 섰다. 전국에서 찾은 관광객 120명이 유전청장의 ‘문화해설’에 귀를 귀울였다. 유전청장은 정림사지 오층석탑의 특징, 정림사지의 역사 등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정림사 석탑은 멀리서 보면 왜소해 보여도 앞으로 다가설수록 웅장한 스케일을 느낄 수 있다”며 “1층 탑신부에서 5층까지 비례가 완벽해 헌칠한 키에 늘씬한 몸매를 보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충남도가 ‘2010대충청방문의해’를 맞아 마련한 ‘명사와 함께 하는 고향여행’ 프로그램이다. 시·군별로 지역 출신 저명인사나 연예, 스포츠 스타와 함께 하루 동안 여행을 하며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명사와 함께하는 고향여행’프로그램에는 천안·공주·아산시와 태안·부여군 등 충남지역 5개 시·군이 참여한다. 이들 시·군별로 이 프로그램을 10월까지 5∼8회 진행한다. 이날 행사는 고향여행 프로그램의 첫 순서였다. 참가비는 1인당 5000원.

유전청장은 2007년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 돌담마을 폐가를 사들여 ‘휴휴당(休休堂)’이라는 집을 짓고 1주일에 이틀은 이곳에서 보낸다. 그는 “부여군민으로서 고장을 위해 무언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부여 답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모두 4차례 고향여행 프로그램에 문화해설사로 봉사한다.

관광객들은 이날 정림사지 5층 석탑을 비롯, ▶송국리 선사취락지▶백제왕릉원▶백마강▶고란사▶무량사 등 부여 지역 곳곳에 있는 문화유적을 둘러봤다. 또 외산면 반교리 유전청장의 집과 돌담길도 들렀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백지영(27·여·경기도 안양시)씨는 “유전청장의 해박한 지식과 특유의 입담을 들으며 문화유적을 둘러봤더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케빈(25·원어민 교사)씨는 “한국의 고대 문화와 역사를 배우는 아주 흥미로운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전 청장은 “부여 곳곳을 천천히 걸으며 백제를 회상한다면 백제의 미학과 백제인의 숨결을 체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여군은 6월부터 심광섭 한국민속박물관장과 김용택 시인, 한옥 건축가인 신영훈 전 한옥문화원장 등을 차례로 초청, 부여지역 문화유적지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충남도 황대욱 관광산업과장은 “명사와 함께 하루종일 관광코스를 둘러보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글=김방현 기자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