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국회 예산정책처장 '면직안' 여당 단독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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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직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어온 최광 국회 예산정책처장이 끝내 중도하차했다.

열린우리당이 18일 국회 운영위에서 최 처장에 대한 면직동의안을 한나라당의 퇴장 속에 표결로 통과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김원기 국회의장이 최 처장을 해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은 국회 정무위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한나라당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밀어붙였다.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이 처음으로 '과반의 힘'을 가동한 셈이다.

◆ 옷 벗는 최광 처장=운영위 표결결과는 12(열린우리 11, 민노1) 대 0이었다. 민주노동당은 심상정 의원이 면직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내 손으론 사표를 못 쓴다"고 버티던 최 처장은 강제로 옷을 벗게 됐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임명한 지 1년여 만에, 지난달 7일 김원기 국회의장이 면직동의안을 낸 지 40여일 만이다. 그동안 그의 거취는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였다. 이날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최 처장이 면직돼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남경필 의원)며 표결을 저지하려 했다.

그러나 운영위원장인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동의안이 제출된 지 40여일이나 지났다"며 표결을 선언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운영위는 최 처장에게 마지막 발언기회를 줬으나 그는 불응하고 나타나지 않았다. 최 처장은 "내년부터 학교(외대)에 복귀할 것"이라며 "19일 기자회견에서 소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 "북핵 발언은 남북 정상회담용?"=운영위에선 또 노무현 대통령의 북핵 관련 발언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북핵이 (자위 수단이라는 게) 일리있다는 대통령 발언에 동의하느냐"고 따졌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여 핵포기 결단을 유도하려는 전략"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남 의원은 "전략적 발언이면, 혹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것이냐"고 거듭 캐물었다. 이에 청와대 측은 "아는 바 없다"(김병준), "저로선 전혀 모르는 일"(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이라고 답변했다. "아니다"라고 부인하진 않았다.

강민석.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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