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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리뷰] '주제별로 보는 우리의 과학과 기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신간은 우리 역사 속에서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 온 과정을 천문학.우주론.지리학.건축학.의학.수학 등 13개의 범주로 나눠 압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근대 이후 서양과학에 압도돼 '동양엔 과학이 없었다' 는 속설을 우리의 입장에서 『삼국사기』 등 실증적 사료를 토대로 반박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일단 20세기 중반 조셉 니담이 쓴 세계적 명저 『중국의 과학과 문명』의 성과에 기반해 '동양 과학 바로 보기' 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니담이 동양의 과학을 대부분 중국에서 발원한 것으로 보아 한국의 과학전통을 소외시킨 한계가 있다면, 이 책은 그것을 보완해 우리 전통을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책의 서술은 대학 1, 2학년 정도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게 풀어내 대중용 우리 과학사 입문서로 적합하다.

농업에 필수인 기후를 관찰하기 위해 천문학과 기상학이 고대부터 발달한 기록과 수학지식 등 추상적 사유를을 소개하는데서부터 조선의 실학자 김석문과 홍대용이 독자적으로 지동설을 설파하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우리 선조들의 방대한 과학적 업적을 망라한다. 한마디로 '서양에 뒤지지 않는 과학의 전통이 우리 역사에도 일찍부터 존재했었다' 로 요약된다.

하지만 그 자랑스런 전통이 왜 근대 이후 서양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는지에 대한 보다 깊이있는 성찰은 다음 책을 기대해야할 듯하다. 북한에서 나온 『과학과 기술 이야기』를 기본 줄기로 일본 조선대학교 임정혁 교수의 '우주론' 을 함께 묶어 펴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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