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기꺼이 말뚝 노릇할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몇년 전부터 명예롭게 은퇴하려 했는데 두세번 당했다. 그래서 기꺼이 말뚝 노릇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

김종필(金鍾泌.JP)자민련 명예총재는 오는 9일 당 전당대회에서 총재로 복귀하는 심정을 이렇게 말했다. 4일 고문단과의 오찬 자리에서다.

지난 몇년 사이에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 등에게 배신당하는 바람에 명예롭게 은퇴할 기회를 놓쳤다는 뜻으로 참석자들은 받아들였다.

김허남(金許男) 전 의원.최영희(崔榮喜) 전 국방부 장관 등 고문들은 "내년에 대통령에 출마하면 화끈하게 표를 모아 드리겠다" "특히 군 출신들과 40, 50대에서 지지가 늘고 있다" 고 말했다.

JP는 이날 "나라 꼴이 이대로는 안된다. 난 어려울 때 가만히 있지 않는다" 며 "내년 양대 선거에서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 고 답했다. "국민은 다시는 민주당을 택하지 않을 것" 이라고도 했다.

특히 JP는 전국정당을 지향한다는 명분으로 대구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에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김영삼 전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정호용(鄭鎬溶) 전 국방부 장관의 참석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에도 초청장을 보낼 예정인데 박근혜(朴槿惠)한나라당 부총재의 참석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자민련은 대구 전당대회를 계기로 민주당과 DJ를 공격하면서 이를 통해 TK지역에서 '한나라당의 대안' 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생각인 것 같다. 한 당직자는 "대구 전당대회가 성공하면 충청권 지지율은 자연히 높아질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YS측은 "현재로선 참석할 계획이 없다" 고 했고, 朴부총재는 "정식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초청장이 오면)그때 생각하겠다" 고 말하고 있어 이같은 구상이 맞아떨어질지는 미지수다.

전영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