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민영화 1주년 경영 성적 '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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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포항제철이 28일 민영화 1주년을 맞았다.

경영실적 등 양적인 측면에선 일단 '민간기업으로의 안착' 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불황속에서도 포철은 올해 1조원에 가까운 순익을 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보다는 크게 줄어든 것이지만 미국.유럽.일본의 주요 철강업체 대부분이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상당한 성과다.

실제 ▶철강제품의 공급과잉과 이에 따른 가격 하락▶선진국의 잇따른 반덤핑제소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서도 포철의 올해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포철은 민영화 후 '효율' 이 관건이라고 보고 전사적인 통합업무 시스템인 POSPIA를 구축했다.

포철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효율과 내핍을 강조하는 경영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유상부 회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내년 1월 업무혁신(PI) 제2기 체제를 출범하겠다" 고 밝혔다. 또 민간기업으로의 체질개선을 위해 능력과 실적에 따라 승진.보상을 차등화하는 인사체계 개편도 추진키로 했다.

포철은 민영화 후 국정감사.감사원 감사는 면제받게 됐으나 대신 30대그룹(재계 7위)에 편입돼 여신한도규제.출자총액제한.계열사간 채무보증 금지 등 규제를 새로 받게 됐다. 주주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변화도 따랐다.

특히 50%가 채 안됐던 외국인 지분이 60%를 넘어서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포철은 "외국인 주주가 전세계 80여개국에 18만명이 흩어져 있는 데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하고 있다" 며 "만약의 경우 전환우선주를 발행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제도까지 마련해 놓아 문제없다" 고 말했다.

포철은 질적인 면에서도 ▶어음대신 현금결제▶내부감사를 강화해 고객불만 개선▶이익의 20% 정례배당▶주문.구매.판매를 인터넷으로 공개▶대변인제도 도입과 매주 경영상황 공개설명 등 체질개선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국내 최대 철강업체로서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온 것에 따른 관행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유회장도 이날 "더 이상 '관료주의적' 이라거나 '독점적' 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자" 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종업원들에게는 특별격려금 50%를 지급하고, 10월 20일부터 격주 토요 휴무제를 실시키로 하는 등 두가지 선물을 주었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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