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가라앉았던 건설중장비 시장은 2009년 하반기부터 중국 등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다. 건설중장비협회(AEM)에 따르면 올해 건설중장비 시장은 지난해보다 7%가량 커질 전망이다.
이런 건설중장비 시장에서 올해 활약이 기대되는 업체가 두산인프라코어다. 이 분야 국내 최대 업체로 중국·남미·중동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건설중장비 시장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건설중장비 시장이 전년보다 29% 성장한 지역이다. 올해 시장 성장세는 이보다 더 높은 34%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철도·도로·항만 공사 같은 인프라 건설에 집중된 덕이다. 여기에다 폭설과 지진 같은 자연재해도 건설장비 수요를 늘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런 중국 시장에서, 특히 굴착기 분야에서 일본 고마쓰와 엎치락뒤치락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제품은 중고차도 없어 못 팔 정도다.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또 다른 사업 부문인 공작기계 분야도 올해 호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올 들어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이 그렇게 보는 이유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던 문제도 올해는 잘 풀릴 것으로 보인다. 2007년 49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미국의 건설중장비 회사 ‘밥캣’과 관련한 것이다. 밥캣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미국과 유럽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업체였다. 이를 인수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중장비 분야 세계 17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시기가 문제였다. 인수하자마자 세계 경기가 꺼졌다. 밥캣의 실적도 추락했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인수 과정에서 끌어 쓴 차입금 때문에 경영난을 겪기도 했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