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 부산 잡고 한달만에 선두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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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수원 삼성이 부산 아이콘스를 1-0으로 꺾고 1위로 올라섰다.

월드컵 구장 개장기념 대표팀 경기 때문에 열흘만에 다시 벌어진 프로축구 K-리그는 다섯 경기중 네 경기가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이 터지는 희귀한 상황을 연출하며 또 한차례 순위가 출렁거렸다.

부천 SK는 대전 시티즌을 2-1로 꺾고 최윤겸 감독 부임 이후 8게임 무패(4승4무)의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부산-수원

1위 부산과 2위 수원이 만난 경기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팽팽했다.

어느덧 전광판의 시계가 후반 1분여를 남겨두고 있을 때였다.수원 최문식이 페널티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공을 잡고 성큼성큼 다가섰다.어찌된 일인지 부산 수비수들은 막아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관중석 이곳저곳에서 “막아야지”라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순간 최문식은 부산 골문 쪽으로 센터링을 띄웠고,장신 수비수들 사이에서 솟구친 서정원이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골문 쪽으로 틀었다.골네트의 강한 출렁거림은 90분 가까이 팽팽하던 경기의 마침표였다.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서정원은 9골로 득점순위 공동2위로 올라서며 득점왕 경쟁에 가속을 붙였다. 올시즌 9승7무로 홈경기 불패신화를 이어가던 부산은 무패행진을 16경기에서 끝내면서 3위로 추락했다.

◇안양-전북

안양 LG는 목동 경기장에서 전북 현대를 1-0으로 잡고,부산을 제치고 2위로 한계단 뛰어올랐다.

후반 45분 지루하던 0의 균형을 깬 결승골은 최태욱의 발끝에서 나왔다.페널티 지역에서 전북 수비수의 공을 가로챈 최태욱은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던 것과 비슷한 위치에서 이번에는 슛을 날렸다.

최선수의 슛은 전북 수문장 서동명의 손을 맞고 나가는 듯 했으나 반대편에서 뛰어들던 비탈리가 머리로 밀어넣었다. 꼴찌 전북은 4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성남-울산

프로축구 경기인지가 의심스러운 게임이었다.수비는 공을 잡으면 무조건 뻥뻥 차대기만 했고,공격 선수는 수비수 한 명을 제치지 못하고 공을 뒤로 돌리기만 했다.

양팀의 패스가 세번 이상 연결되는 일이 거의 없었고,어쩌다 나오는 슛은 골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졸전끝에 터진 결승골도 페널티킥이었다.성남은 후반 41분 조진호가 얻은 페널티킥을 이반이 성공시켜 1-0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한편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울산 선수들이 5분 넘게 집단으로 항의,주심이 공을 들고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 10여분동안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신준봉 기자,부산=장혜수 기자,성남=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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