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바티칸 인정한 윤리적 기업만! ‘크리스천 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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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6일 금융위기를 계기로 윤리적 기업 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에 착안한 ‘스톡스(Stoxx) 유럽 크리스천 지수’가 도입됐다고 보도했다. 지수에는 모두 533개 유럽 기업이 포함돼 있다. 에너지 기업인 BP와 로열더치셸, 영국의 은행인 HSBC,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이 포함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인정할 수 있는 사업을 함으로써 수익을 얻는다는 점이다. 포르노나 무기, 담배, 낙태, 도박 등으로 돈을 버는 기업은 제외됐다.

지수 위원회에는 로마 바티칸의 대표가 참석해 ‘스톡스 유럽 600’ 지수 기업들 가운데 조건을 충족하는 곳을 추려냈다. 하트머트 그라프 스톡스 최고경영자(CE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투명한 지수에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독교적 가치에 따라 매출을 내는 기업의 주식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수요를 반영한 종교·윤리적 금융상품은 이전에도 있기는 했다. 아비바 투자운용과 AXA투자운용, 헨델슨글로벌투자운용 등은 투자자의 요구에 따라 윤리적 펀드를 만들었다. 산아 제한과 환경 파괴 등의 윤리 문제와 무관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그러나 교황청이 직접 지수 작성에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영국 국교회도 이와 비슷한 투자 방법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FT는 전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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