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김택수 정상 '드라이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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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한국 남자 탁구가 만리장성을 넘었다.

김택수(담배인삼공사.세계랭킹 10위)는 18일 잠실체육관에서 벌어진 SMK 코리아오픈 탁구선수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이철승(삼성생명.42위)을 4 - 0(11-7, 11-7, 14-12, 11-8)으로 완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김선수는 특유의 드라이브 공격을 퍼부으며 1, 2세트를 손쉽게 따냈지만 3세트에서 이선수의 맞드라이브가 터지면서 듀스까지 가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김선수는 랠리에서 쇼트로 이선수의 공격을 끊어 승리를 따냈다.

김선수는 1994년 카타르오픈 우승 이후 7년 만에 프로오픈대회 제패의 감격을 맛봤고, 최근 국내대회에서 이선수에게 4연패당한 '이철승 징크스' 도 극복했다.

김선수는 "안방에서 치러진 국제대회라 우승 욕심이 났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11점제로 치른 일본 슈퍼서킷리그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 내년 아시안 게임에서 개인 단식 2연패를 노리겠다" 고 말했다.

중국의 강호들을 줄줄이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킨 한국선수들은 준결승에서도 중국 선수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김택수는 99년 아인트호벤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자 류궈량(11위)을 4 - 2로 꺾었고, 이철승은 유망주 잔지안(60위)을 역시 4 - 2로 눌러 88년 서울올림픽 남자 단식 결승에서 유남규와 김기택이 맞붙은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한국선수끼리 우승 다툼을 했다.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유지혜(삼성생명.12위)가 세계 최강 왕난(중국.1위)을 맞아 분전했으나 2 - 4로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남녀 복식에서는 각각 공링후이.류궈량, 가오시.리지아조(이상 중국)가 우승했다.

한편 11점제가 처음 도입된 대회에서 한국 남자탁구는 중국 톱랭커들의 덜미를 잡으며 부활의 가능성을 확인, 세계 탁구계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내년부터는 서비스를 넣을 때 한 손으로 볼을 가릴 수 없는 새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어서 서비스가 강점인 중국이 더욱 불리해질 전망이다.

이철재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 최종 순위

▶남자단식=①김택수(한국)②이철승(한국)③류궈량.잔지안(이상 중국)

▶여자단식=①왕난(중국)②유지혜(한국)③리지아(중국), 고니시 안(일본)

▶남자복식=①공링후이.류궈량(중국)②쳉육.렁추안(홍콩)③김택수.오상은(한국), 쉴라거 베르너(오스트리아).킨 트링코(네덜란드)

▶여자복식=①가오시.리지아(중국)②왕난.리주(중국)③유지혜.김무교, 석은미.이은실(이상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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