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1차 평가전] 한구, 나이지리아와 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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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거스 히딩크 감독의 포지션 실험은 더 이상 필요없을 듯하다.

13일 대전 월드컵경기장 개장경기로 열린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1차전에서 한국의 선수기용은 히딩크가 그토록 원하던 정답과 피하고 싶어하던 오답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한국은 히딩크가 오답을 실험한 전반에 두 골을 내주고, 정답을 모색한 후반에 두 골을 만회해 나이지리아와 2 - 2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은 아프리카 축구의 강국 나이지리아의 현주소를 확인시켜준 시간이었다. 체격과 체력.기술 등 선수 개인이 갖춰야 할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한수 위였다.

나이지리아는 전반 8분 왼쪽 날개 펠릭스 알라데산미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존 우타케가 한국측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김상식과 강철을 제친 뒤 반대편으로 땅볼 패스하자 추쿠 은두쿠에가 오른발로 밀어넣어 선취골을 뽑았다.

실점 만회에 나선 한국은 전반 11분과 30분 황선홍의 결정적인 슈팅이 나이지리아 골키퍼 머피 아칸지의 선방에 막혔다.

오히려 전반 38분 나이지리아 톰슨 오데의 스루패스를 최태욱이 잘못 걷어내 한국 쪽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달려 들어오던 추쿠 은두쿠에 앞으로 흘렀고, 은두쿠에는 공에 발을 갖다대는 것만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후반전 들어 안효연과 강철 대신 이천수와 최성용을 투입했고, 교체는 성공적이었다. 이천수의 왼쪽 돌파가 살아나면서 공격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한국은 후반 20분 미드필더에서 수비로 내려왔던 송종국이 페널티 아크까지 올라와 오른쪽에 있던 최용수에게 절묘한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공을 잡은 최용수가 상대 골키퍼를 제친 뒤 밀어준 패스를 달려들던 이천수가 차넣어 한 점을 따라붙었다.

공격에 가속도가 붙은 한국은 후반 32분 이천수의 코너킥을 최용수가 헤딩슛으로 나이지리아 골네트를 흔들어 동점을 이뤘다.

히딩크 감독은 경기 후 "경기 내용과 결과에 모두 만족한다. 여러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면서 베스트 11명에 대한 구상을 했다. 나타난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점검해 보완하겠다" 고 말했다.

대전=장혜수.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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