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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영어·축구 캠프가 뜨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월 남아프 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학생들 대상의 축구 캠프가 인기다. 그 중에서도 이번 여름방학 영국에서 진행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영어·축구캠프’(이하 맨유축구캠프)에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적 명문 구단인 맨유에서 축구를, 영국의 유명 사립학교 교사들에게서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레벨테스트 거친 뒤 수준별 영어수업
맨유축구캠프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국·독일·스페인·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의 축구 꿈나무들이 참여한다. 캠프의 모든 프로그램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영어 레벨 테스트를 거친 뒤 해당되는 반에서 수준별 수업을 듣는다.

오전에 축구 실전 연습까지 마치고 오후에 영어 수업을 듣기 때문에 졸립고 피곤하지 않을까 걱정도 될 법하다. 그러나 지난해 이 캠프에 참석했던 박정익(16·서울 도곡동)군은“축구 연습 중에 들었던 코치님의 지시와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의 이야기 중 미처 알아 듣지 못한 게 많아 영어 수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고 떠올렸다. 맨유축구캠프를 한국에서 주최하는 BEC영어교육원 장기영 대표는 “축구 연습에 활용하거나 친구들과의 간단한 회화를 알려주는 정도의 교육일 것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며 “문법과 어휘, 영어 표현법 등을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영어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진은 영국 케이터햄스쿨의 원어민 정교사들이다. 이들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학생들에게 영어의 기본 구조와 표현법을 쉽게 알려주기 위해 다양한 게임과 퀴즈 등을 개발해 수업 몰입도를 높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치에게 지도 받아
우리나라 축구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박지성 선수는 현재 맨유에 소속돼 있다. 금세기 최고의 축구 천재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세계적인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AC밀란)도 얼마 전까지 맨유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었다.

이번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은 맨유에 소속된 유소년 코치들에게 직접 축구 기술을 배우게 된다. 베컴도 어린 시절 맨유의 유소년 코치들에게서 축구 기술을 배웠다. 맨유 코치들은 축구의 전술 이론을 실전 경기만큼이나 중요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공을 차기에 앞서 수비·공격·골 키퍼 등 각 포지션별 공략법과 공간 패스 등 축구 전체의 흐름을 읽어내는 안목을 갖출 수 있도록 이론 지도부터 철저히 한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코치 1명당 15명의 선수들이 모여 각자의 움직임을 모니터링 하고 분석해 보완점을 찾아낸다. 박군은“지난해 캠프에 참가한 후 골 하나를 넣기 위해 선수들이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알게 됐다”며 “구석에 있는 선수의 움직임 하나까지도 한 눈에 파악해내는 코치진의 날카로움이 정말 인상 깊었다”고 얘기했다.

글로벌 리더로서의 소양 쌓을 찬스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은 저마다 국적도 나이도 다르지만, 축구 경기를 통해 서로 몸을 부대끼며 생활하다보면 끈끈한 우정이 싹트게 마련이다.

박군은 “같은 방에서 지내는 룸메이트들끼리도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지만 축구 몇 경기한 뒤로 금세 친해져 손짓발짓 해가며 밤새워 대화하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외국인 친구들과 지내다보니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져 영어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덕분에 매일 4시간 동안 진행되는 영어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총 3주로 이뤄진 맨유축구캠프 일정 중 마지막 일주일은 글로벌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문화 체험시간으로 채워진다. 유럽 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역사 현장을 견학하는 것이다. 런던의 대영박물관·케임브리지 대학·윈저성,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펠탑·개선문·몽마르트 언덕·노트르담 성당 등 책에서 보던 명소들을 직접 방문하고 현지 가이드에게 설명을 듣는다. 장 대표는 “단순히 축구를 잘 하는 기술을 익혀 오는 게 아니라 세계각국의 친구를 사귀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사진설명]지난해 맨유축구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용 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 방문해 기념 촬영을 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사진="BEC영국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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