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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러 대전] 세계 증시 급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미국의 심장부를 겨냥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테러는 우리 경제에 어떤 파장을 던질 것인가. 일단 이번 사건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한국 증시에 가장 큰 충격을 주었다.

때문에 정책 당국자들은 물론 투자자들의 눈과 귀도 여기에 쏠려 있다. 달러화 가치는 테러 발생 당일 급락했으나 12일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도 산유국들이 생산량 확대에 의기투합할 태세여서 폭등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위기상황에서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한 금융자산이나 금이나 동 같은 실물자산에 돈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으로 봐도 된다.

결국 당장의 문제는 주식시장인데,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문제라는 쪽이다.

도쿄(東京)증권거래소는 12일 고민 끝에 개장시간을 30분만 늦춰 오전 9시30분에 문을 열었다.

오사카 증시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우려하던 상황은 바로 벌어졌다. 닛케이지수가 개장하자마자 6백엔 이상 떨어지며 9, 600엔대로 밀렸다. 17년 만에 10, 000엔선이 붕괴된 것이다.

앞서 테러소식에 접한 유럽 증시도 모두 급락했다. 지난 11일 독일 증시의 하락폭이 8.5%로 가장 컸다. 런던 증시의 낙폭은 5.7%, 파리는 7.4%를 기록했다.

하지만 12일에는 유럽증시가 대부분 보합선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미국을 따라 아예 증시 문을 닫은 곳은 캐나다.멕시코 등 북미국가였다. 뉴욕 증권당국은 전날에 이어 12일에도 휴장을 결정하는 등 가능한 개장을 늦출 방침으로 알려졌다.

폭락이 폭락을 낳는 악순환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전문가들도 그게 바람직하다는 쪽이다.

향후 세계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일단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편이다. 메릴린치의 한 관계자는 "단기간 폭락할 경우 일시 반등도 예견할 수 있으나 일단 연말까지 내다볼 경우 이번 테러가 가뜩이나 취약한 시장의 기력을 빼앗아갈 소지가 많다" 고 말했다.

심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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