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소친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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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소친친(小親親)' 은 조금씩 더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제목에서 쉬 연상할 수 있듯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남녀의 사랑얘기다. 예부터 그랬듯이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이 잘 산다고 했던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밟듯 해피 엔딩으로 문을 닫는다.

홍콩의 스타 궈푸청(郭富城)과 천후이린(陳慧林)이 호흡을 맞췄다. 신세대 멜로물이라는 작품의 겉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복고풍 분위기에 의존한 게 특징이다.

옛 남자친구에게 선물했던 LP판을 중고품 가게에서 발견한 루나(천후이린)가 레코드판을 다시 구입하려고 하지만 물건은 이미 라디오 DJ인 쯩영(궈푸청)이 예약한 상황. 판을 양보해달라는 루나의 요청을 쯩영은 단호히 거절한다.

독설가로 소문난 쯩영은 라디오 인기프로그램인 'LP특급' 의 진행자. 그는 방송 시간에 첫사랑을 못잊어 하는 루나를 비꼰다. 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말괄량이 소설가 루나가 이 사태를 참을 수는 없는 법. 라디오와 신문을 사이로 두 사람의 설전이 펼쳐지고, 티격태격 다투는 가운데 사랑이 익어간다.

에디트 피아프.냇 킹 콜 등 옛 스타들의 노래가 잔잔히 흘러 극중 분위기를 고즈넉하게 이끌지만 어딘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친 듯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준다. 자존심을 위해선 대결도 마다하지않는 그들을 감싸기엔 옛 명곡들이 어쩐지 낡아 보인다.

앙숙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도 생동감이 부족하다. '천녀유혼' '첨밀밀' 등으로 홍콩 미술감독상을 수상했던 시중원(奚仲文)감독이 연출했다. 15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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