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있다 … 찾아나서진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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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68) 박사가 “외계에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그 생명체를 찾아 나서지 말아야 하며 가능한 한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25일 호킹 박사가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이같이 역설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호킹의 우주’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이 시리즈는 다음 달 9일부터 방송된다.

이에 따르면 호킹 박사는 “우주에 있는 수많은 행성뿐만 아니라 떠돌이별에도 생명체가 존재하는 게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과학적 증거가 아닌 논리적 추론에 근거하고 있다. 그는 “우주에는 1000억 개의 은하계가 있으며, 각 은하계에는 수억 개의 별이 있다”며 “따라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살고 있지 않고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완벽히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호킹 박사는 고등생물 출현 전의 지구처럼 다른 별에도 진화의 단계가 낮은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생명체는 상당한 지능을 가져 인류에게 위협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들 행성의 자원을 소진한 뒤 새 우주 식민지를 개척하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떼로 돌아다니는 외계인의 모습도 상상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호킹 박사는 이어 인류가 외계 생명체와 접촉하려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외계인들이 지구에 온다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북미대륙에 상륙해 원주민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호킹 박사가 방송 원고를 여러 번 고치고 화면 구성에도 일일이 간여하는 바람에 프로그램 완성에 3년 이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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