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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초네건, 오페라건 음악은 아름다움만이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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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시각 장애를 딛고 전세계 음악인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보첼리. [현대카드 제공]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로 유명한 안드레아 보첼리(52). 1997년 이 노래를 담아 발표한 앨범 ‘로만자(Romanza)’는 1600만 장이나 팔렸다. 이외에도 ‘이제 다시는 헤어지지 말아요(Mai piu cosi lontano)’ 등의 노래가 사랑 받았다. ‘토스카나의 하늘’‘꿈’ 등 내놓는 음반마다 200만 장 안팎으로 팔려나갔다.

이처럼 듣기 편한 음악으로 성공한 보첼리의 별명은 ‘크로스오버 챔피언’이다. 하지만 그는 오페라 테너로 출발했고, 아직도 오페라 노래로 공연한다. 다음 달 2일 서울 공연에서도 오페라 아리아로 절반을 채운다. e-메일 인터뷰에서 보첼리는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면서 세계적인 대중의 사랑 또한 유지하는 것이 현재 나에게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첼리는 93년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누구도 잠 못 이루고’를 부르며 데뷔했다. 2007년에는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장례식에서 노래하며 오페라 스타로서의 정통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나의 꿈은 ‘라 보엠’‘토스카 등의 오페라에서 후대에 길이 남을 녹음을 하는 것이었고, 대부분 이뤘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페라 등 정통 클래식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을 그는 ‘뛰기’에 비유했다. 반면 대중적인 콘서트는 ‘오토바이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마이크 등)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내가 가진 수단인 목소리로만 홀 전체를 채우는 것은 마치 두 발로 뛰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의 공연처럼 많은 사람을 위해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은 “오토바이를 타고 갈 수 없는 곳에 가듯, 한 번에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빗댔다.

‘대중 가수’와 ‘오페라 테너’라는 타이틀 사이에서 보첼리는 “음악의 아름다움만이 중요하다”라는 정의를 내놨다. “1900년대의 전설적 가수 엔리코 카루소가 이탈리아의 서민적 노래인 칸초네를 불렀을 때 사람들은 음악만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칸초네를 부르면 대중화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요즘 청중은 음악에 대한 해석과 평가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쓴다.”

보첼리는 이번 내한 공연의 절반을 칸초네로 꾸린다. ‘오페라’와 ‘팝페라’사이에서 헤맸던 청중이라면, 이번 공연에서는 보첼리의 충고처럼 따뜻한 음성의 아름다움만을 헤아려볼 일이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Ⅸ 안드레아 보첼리=5월 2일 오후 7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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