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의 박맹호 대표 서울대에 3억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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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내 최대 단행본 출판사인 민음사의 박맹호(68.사진)대표가 인문학 발전을 위한 기금 3억원을 서울대에 쾌척키로 해 화제다.

박씨는 올 초 서울대 인문대에 약정서를 제출했으며, 이미 1억원을 기증한 상태다. 박씨는 "2~3년 안에 나머지 2억원도 기부할 것" 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측은 박씨가 기증한 돈으로 '민음인문학 저술기금' 을 설립, 인문대 교수의 단독 저술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서울대 인문대 권영민 학장은 "인문대 모든 학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저술계획서를 받아 올해엔 한명을 선정해 1천만원을 지원하고, 기금이 모두 들어오면 매년 두명에게 1천만원씩 지원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1966년 민음사를 설립한 이래 30여년간 출판 외길을 걸어왔다. 우리 인문학의 성장과 좌절을 지켜본 산 증인으로서 그는 "인문학의 기반 없이 사회 전체가 실용주의 쪽으로만 질주하는 것은 문제" 라며 "이 기금이 정신의 황폐화를 막고 새로운 인문학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데 조그만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고 말했다.

박씨는 "인문학으로 이만큼 살아온 만큼 이제는 그 덕을 인문학 발전에 돌릴 때가 됐다" 며 "앞으로 형편이 닿는 대로 힘을 보태고 싶다" 고 말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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