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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패트롤] 심상찮은 엔高, 일본 손쓸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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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달이 가고 또 새 달이 왔지만 주변 환경은 새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국내 경제가 안 좋을수록 해외를 쳐다보게 되지만 역시 기댈 언덕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주말 10, 000선 아래로 밀린 뉴욕증시가 언제쯤 그 선을 회복할지 궁금하다. 하지만 이번 주에도 주요 기업들이 3분기 실적전망을 부정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주말께 나올 미국의 8월 실업률은 또 0.1%포인트 올라간 4.6%로 점쳐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증시에 대한 희망이 완전히 식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엔 엔화환율을 놓고 말들이 많을 전망이다.

지난 주말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 달러당 1백18엔선을 보이자 수출기업들의 불만이 쏟아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추락과 엔고라는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냐가 이번 주의 초점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예산 편성은 한.일 두 나라가 다 이번 주에 결론을 낼 듯싶다. 일본은 2조엔 내외로, 우리는 5조원 남짓으로 주말께 확정할 예정이다.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정부의 세제개편안도 곧 나온다. 이와 관련, 정부는 그동안 봉급생활자와 중소 자영업자들에게 기대감을 불어넣어 왔으나 경감될 세금은 예상에 영 못 미칠 전망이다. 경기둔화로 세수(稅收)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세부담의 형평성 문제는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부진 타개를 위해 정부가 이번 주 대책을 마련한다고 하는데 역시 당장 효과를 볼 조치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보다는 수출기업들의 소리를 진지하게 듣고 이들을 옥죄고 있는 규제를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점검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이런 가운데 수출과 제조업만이 전부라는 기존의 인식에 변화가 오고 있음은 다행스런 일이다. 새로운 산업생산원(源)으로서 서비스산업을 키우겠다는 발상이 그것이다. 오는 5일 '서비스산업 활성화대책' 이라는 것이 발표될 예정인데, 그 대책에 담길 콘텐츠가 관심거리다.

7일엔 한.일 재계 대표들이 서울에서 모여 양국간 '자유무역협정' 가능성을 짚어본다. 일부에서는 양국간 정치.사회적인 갈등으로 볼 때 어림없는 얘기라고 치부한다. 그러나 서로간의 이익증대를 위해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일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가 돼 가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도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이번 주 최대 이슈는 하이닉스반도체다. 지난 주말 예정돼 있던 채권단 회의가 오늘(3일) 오후로 연기된 것에서도 고민의 일단이 읽혀진다.

핵심은 하이닉스의 생존가능성이며, 문제는 이 점에 대해 채권단이 의견일치를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하이닉스가 현대그룹에서 아직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불똥이 빚보증을 서 준 중공업이나 건설로 튈 가능성도 예고되고 있다.

심상복 국제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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