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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국제자금 한국에도 밀려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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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국제 투자 자금이 세계 각국 증시로 흘러들고 있다. 이에 따라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세계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글로벌 유동성랠리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펀드조사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지난 4~10일 한국 관련 해외 펀드에 17억8300만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2002년 5월 이후 최대 규모다. 신흥시장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신흥시장펀드(GEM)에 한 주간 4억9400만달러가 순유입됐고, 아시아(일본 제외)펀드에 3억2800만달러가 들어왔다. 미국 이외의 각국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인터내셔널펀드는 9억6300만달러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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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종금증권은 "관련 펀드 중 순수하게 한국 시장에만 유입된 자금은 1억9900만달러로 추정된다"며 "이는 올 2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이 같은 국제투자자금 동향은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정점을 이뤘던 올해 초 상황과 유사하다"며 "자금의 유입으로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증시의 유동성 랠리가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말 종가 이상으로 올랐고 S&P500은 200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세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달러화 약세로 국제 투자자들이 비달러화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유가 하락으로 석유.원자재에 몰렸던 투기성 자금들도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증시도 풍부한 국제 유동성의 덕을 볼 수 있을까. 실제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따른 매도물량을 제외하면 매수금액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1월 두 주간 매매동향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 매도분을 제외할 경우 국민은행 등 금융내수주 중심으로 3000억원어치가량을 사들여 10월 한 달간의 순매수금액(삼성전자 제외 255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우리증권 오태동 선임연구원은 "대만에서 외국인은 이달 들어 2조5640억원을 순매수했다"며 "국제 투자자들이 아직은 경기가 나쁜 한국보다는 대만이나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시장을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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