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샴푸업체와 외국샴푸업체간에 '2차 샴푸 전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1차 샴푸전쟁이 프리미엄 샴푸였다면 이번엔 비듬샴푸다.
이달 초 LG생활건강은 프리미엄급 비듬샴푸 큐레어(사진(左))를 출시했다. 이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다국적 기업 한국 P&G의 헤드앤숄더(사진(右))를 겨냥한 제품이다. 가격도 헤드앤숄더와 비슷한 7000원(580g)대로 잡았고, 35ml 샘플 50만개를 제작해 연말까지 전국에 뿌릴 계획이다. 지난 4월 헤드엔숄더가 박하향을 첨가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500만개의 샘플을 뿌린 데 대한 대응 마케팅 차원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샴푸시장에서 비듬샴푸 비중은 작은 편이지만 최근 프리미엄급 수요가 5%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서둘러 상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샴푸시장에서 외국계와 토종업체의 첫 번째 1위 탈환 경쟁은 2001년 시작됐다. 유니레버와 P&G가 기존 제품보다 30%정도 비싼 프리미엄 샴푸인 도브와 팬틴을 내놓으면서 샴푸 시장 1,2위를 독식한 것이다. 이에 맞서 LG생활건강도 비슷한 가격대에 엘라스틴을 내놓으면서 전지현.이영애 등 톱 광고모델을 내세워 총력을 기울었다. 접전 끝에 2002년 12월부터 3강을 구축하다 지난해 8월부터는 LG측이 줄곧 1위를 차지했다. 이 무렵 케라시스(애경).미장센(태평양) 등도 뒤늦게 프리미엄 샴푸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업체들이 두터운 층을 쌓아가고 있다.
샴푸시장은 2400억원 정도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경쟁은 '총성없는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비누.치약류 등 생활용품 시장에선 맥을 못추는 외국기업들이 거의 유일하게 국내기업과 백중세를 이루는 품목이 샴푸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샴푸는 외국 생활용품 업체들의 한국시장 공략의 전략 품목인 셈이다. 한국 P&G는 올해 한국 진출 15년을 맞아 1년동안 직원들이 한국 소비자 1000만명과 손을 잡는 행사를 벌이며 저변 확대에 나섰다. 일본 라이온사는 CJ의 생활용품 부문을 매입해 조만간 국내시장을 본격 공략할 채비를 차리고 있다.
홍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