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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51개 금융사 1분기 수익률 분석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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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올 1분기 퇴직연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들의 성적표가 나왔다. 은행·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증권사를 망라한 51개 금융회사 중 신한금융투자와 동양종금증권이 제일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확정기여(DB)형 수익률이 2.8%로 1위였고, 동양종금증권은 DC형 수익률이 2.14%로 최고였다. 각 사업자들이 공시한 1분기 수익률 현황을 본지가 찾아본 결과다. DB형과 DC형 각각 3월 말 현재 적립금이 100억원을 넘는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순위를 매겼다.

신한금융투자 김대홍 퇴직연금지원부장은 “수익률이 높은 주가연계증권(ELS)을 설계해 여기에 퇴직연금을 넣도록 한 것이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정기예금의 경우에도 은행보다 이율이 높은 종금사 정기예금을 활용해 수익률을 높였다.

◆증권사 강세=은행이나 보험사를 택한 가입자들은 퇴직연금의 90%를 정기예금이나 고정금리형 보험에 넣는다. 반면 증권사는 펀드 비중이 크다. 주가지수가 많이 오른 지난해에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았던 이유다. <본지 2월 26일자 e12면>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1분기에 코스피지수가 0.6%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런데도 퇴직연금 수익률은 증권사가 높았다. 증권사들의 평균 DB형 수익률은 1.83%, DC형은 1.68%였다. 은행은 DB형 1.14%, DC형 1.22%였고, 생보사는 DB형 1.24%, DC형은 1.35%를 기록했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 증권사의 경우 ELS의 힘이 더해졌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대박’이 난 ELS가 많았던 것이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으로 ‘원금보장형 ELS’ 가입을 많이 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손해를 무릅쓰고 연 7%가 넘는 고금리 보장형 ELS를 무리하게 내놓아 퇴직연금 가입자들을 유혹한다는 지적도 있다.

◆고금리 유혹 조심해야=퇴직연금은 정기예금·보험·펀드 등 수많은 상품 중 어느 것에 돈을 넣을지 가입자가 최종 선택을 한다. 이 과정에서 퇴직연금 사업자는 ‘안내자’ 역할을 맡는다. 수백 가지 퇴직연금 펀드와 수십 종의 정기예금·보험들로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가입자 특성에 맞춰 추천을 한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의 류재광 연금연구팀장은 “퇴직연금은 좋은 안내자를 만나야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가입 후 1년간 몇% 이자를 보장하겠다’는 식의 고금리 선전에 혹하지 말고, 금융사들의 최근 몇 년간 수익률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혁주 기자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DB형은 회사가, DC형은 개인이 퇴직금 자금 운용의 책임을 진다. DB형은 회사가 투자하다 손실을 내도 퇴직 때 미리 정해진 만큼의 퇴직금을 줘야 한다. DC형은 회사가 퇴직자금을 매월 또는 매 분기나 매년 한 번씩 주고, 개인이 운용을 한 뒤 퇴직 후에 일시금이나 연금으로 받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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