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치참여' 최대 개신교 NGO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22일 발족하는 ‘기독교 사회 책임’은 범 개신교 인사들을 망라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서울 시내에서 구국기도회를 갖는 개신교도들. [중앙포토]

대형 교회 유명 목사와 개신교 중진들이 포진한 국내 최대 규모의 기독교 NGO(비정부기구)인 '기독교 사회책임'(공동대표 서경석 등)이 발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개신교 내 이념 스펙트럼에서 좌파 성향(민중신학 등)과 우파(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배제한 중도통합적 성격을 지향한 이 기구는 일부 현실정치 참여형 NGO의 성격을 띠고 있어 기존의 개신교 NGO들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기독교 사회책임'은 오는 22일 오전 10시 서울 YWCA회관에서 창립대회를 연다. 이 단체의 고문.공동대표는 개신교 명망가들을 망라한 수준이다. 고문에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 목사, 이동원 지구촌교회 목사 등이 확정됐다. 공동대표에는 서 목사 외에 김진홍(두레교회).오정현(사랑의 교회).박은조(샘물교회).이승영(새벽교회).인명진(갈릴리교회)목사 등 10명 내외로 구성하게 된다.

창립대회 때 발표할 선언문 초안에는 이 기구의 실질적인 리더인 서경석(전 경실련 대표) 목사의 비판적 시국 진단이 반영돼 있다. 첫 문장은 "지금 한국은 심각한 위기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선언문은 산업 공동화, 절대 빈곤층의 증가 외에 국가정체성의 위기도 지적하면서 "현 집권세력이 정략적 개혁을 밀어붙이고 있고 따라서 한국은 후진국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나라를 걱정하는 기독교인들이 '국민운동'등 직접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선언이다. 그 방식은 "교회의 평신도 역량 등 좋은 인적자원을 교회 밖 사회운동으로 발돋움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참고로 이 기구는 '기독교사회책임'으로 명칭을 확정하기 전에 가칭 '나라살리기 기독교운동'이었다.

결국 이 기구는 예전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의정치실천연대(공정실) 같은 순수 NGO와는 성격이 많이 다른 셈이다. 기존 NGO들이 규범적이고 선언적 성격의 기구라서 다분히 '예언적 성격의 기구'였다면, '기독교사회책임'은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놓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선언문에 현 집권세력에 대한 반감을 선명하게 부각시킨 것도 그런 배경이다. 때문에 교회 일각에서는 장차 이 기구가 대중단체 내지 그 이상으로 변신할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서 목사는 이런 의구심에 대해 "선언문 인식이 그럴 뿐이지, '기독교사회책임'은 기본적으로 NGO임이 분명하고, 기독교 차원의 시민운동을 전개하게 된다"고 해명했다. 최근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 정도의 정권(현 집권세력)을 만들기를 위해 그동안 민주화 운동을 한 게 부끄럽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서 목사는 현재 경실련 중앙위 의장으로 이 기구의 실질적인 리더며, 우리민족서로돕기.지구촌나눔운동의 부이사장과 업코리아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조우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