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검찰, 김병건씨 영장기각에 당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 형제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확신하던 검찰은 17일 저녁 동생 김병건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그동안 "형제의 범죄혐의가 별개 내용이어서 동시 구속이 불가피하다" 고 말했던 수사 관계자들은 영장 재청구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판사가 영장을 기각한 사유를 더 알아보고 말하겠다" 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형제 동시구속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 고 기각 배경을 설명했다.

○…오전에 실질심사를 받은 조선일보 방상훈(方相勳)사장과 동아일보 김병관(金炳琯)전 명예회장.김병건(金炳健)전 부사장 형제 등 3명 가운데 金전부사장이 오전 9시44분쯤 가장 먼저 법원에 도착했다.

포토라인에서 30여초 촬영에 응한 金전부사장은 3층 법정 앞에서 취재기자들이 질문을 하자 가볍게 웃어 보이며 법정에 들어서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도착한 金전명예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촬영에 응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方사장은 착잡한 표정으로 1분여 동안 촬영에 응했으나 "심정이 어떤가" 라는 등의 기자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실질심사장에는 金전명예회장의 아들 재호씨와 金전부사장의 아들도 함께 출석했다. 이들은 증여세 포탈혐의 관련자로 법정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方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45분여 만에 가장 먼저 끝났다. 신문을 마친 이제호(李齊浩)판사는 "方사장이 범죄사실에 대해 크게 다투지 않아 실질심사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고 설명했다.

○…영장 실질심사에 참석한 수사 검사들은 실질심사 분위기, 변호인측 변론 내용, 영장발부 가능성 등을 신속히 정리해 상부에 보고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검찰은 이날 실질심사 과정에서 나온 변호인측 주장을 쟁점별로 분석, 향후 법정 공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심사를 마친 언론사 사주 등 5명은 판사가 영장발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때까지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실에서 대기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는 한편 가족 등 주변 사람들과 통화할 수 있도록 편의를 배려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들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주임 검사와 가끔 이야기도 하며 외부와 연락도 했다" 고 전했다.

○…서울지법은 이날 영장전담 판사 2명에게 사주들에 대한 실질심사 외에 일반 사건 실질심사도 맡길 계획이었으나 뒤늦게 이를 변경해 일반 사건 실질심사는 형사단독 판사에게 맡겼다. 이에 따라 영장전담판사 2명은 이날 언론사 사주들에 대한 실질심사와 기록검토에 전념할 수 있었다.

김승현.이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