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바람으로 열대야 식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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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구시가 최장기 열대야 도시의 오명을 벗기 위해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16일 대구지역환경기술센터에 ‘친환경적 도시계획을 위한 대구시내 바람 길 조성에 관한 연구’를 의뢰했다.

올 여름 대구에서는 열대야가 1907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장기록인 21일간 지속됐다.

시는 여름철 열대야 현상이 도심의 공기이동이 분지지형에 갇혀 원활치 못한 데다 낮시간 동안 콘크리트 건물에 축적된 열기가 야간에 배출되면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야간의 자동차 운행 및 에어컨 가동의 증가도 도심 열섬화 현상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 의뢰한 이 연구의 내용은 도시 열섬화를 야기하는 시공간적 기온 분포의 특성과 도시개발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해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도심지에 바람의 길을 틔운다는 것이다.

시는 이 조사를 통해 도심 내 주요 바람통로가 되는 지역을 찾아내 시 외곽의 주요 녹지대와 연결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이에 따라 도심에서 데워진 대기가 빨리 순환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수정해 나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4년여간의 집중적인 도시 녹화로 대구의 여름철 낮 기온은 떨어졌으나 열대야 때문에 다시 ‘찜통도시’로 인식될 우려가 있어 대책마련에 나섰다”고 말했다.

대구=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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