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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댄스·록·발라드… 여름 가요계 '황금 분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최근 수년간 댄스 음악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던 여름철 가요계가 올해는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리듬앤드블루스(R&B)를 비롯해 발라드.힙합.록 등 각 장르의 곡들이 경합하고 있다. 댄스가 절대 우위를 보였던 예년과 달리 다양한 성향의 음악이 골고루 인기를 누리는 다소 특별한 여름이다.

◇ R&B 월척급 신인 브라운 아이즈=올해 가요계 최대의 신인은 단연 듀오 브라운 아이즈다.

스물네살의 윤건과 스물세살의 나얼 두 사람으로 구성된 브라운 아이즈는 지난 6월 발매한 첫 앨범 '브라운 아이즈' 가 지금까지 30만장이 팔려나가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두세명의 대형 스타와 편집앨범 외에는 앨범이 팔리지 않는 음반시장 불황 속에서 신인급으로는 단연 돋보이는 성과다.

브라운 아이즈는 "음악 자체로 좀더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 며 뮤직비디오 방영을 제외하고는 방송 출연은 물론 인쇄매체 인터뷰도 일절 사양하고 있다.

브라운 아이즈는 앨범의 대표곡 '벌써 1년' 을 비롯해 '그녀가 나를 보네' '언제나 그랬죠' 등 수록곡 대부분이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해, 드물게 보는 대형 신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벌써 1년' 에 이어 후속곡으로 '위드 커피' 의 뮤직비디오를 준비중이며, 고 김정호의 '하얀 나비' 리메이크곡도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앨범 판매 순위 수위를 달리고 있다. 여성 가수로는 J가 인기다.

◇ 댄스는 쿨=전반적으로 댄스곡의 인기가 예년만 못한 가운데 쿨이 단연 돋보인다. 1년반만에 내놓은 6집이 인기를 끌면서 앨범 판매량에서도 각 장르를 망라해 수위를 다투고 있다.

각종 지상파 방송사의 오락프로그램에 단골 출연하는 쿨은 댄스 음악이 특기인 작곡가 윤일상이 만든 '점포 맘보' 를 앞장세워 이렇다 할 대형 댄스 그룹이 없는 올 여름 가요 시장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여성 3인조 투야와 재기한 백지영도 선전하고 있다.

◇ 윤종신.토이 등 발라드도 인기= '해변무드송' 의 윤종신과 '좋은 사람' 의 토이 등 전형적인 발라드 가수들도 인기 차트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윤종신의 신보는 '팥빙수' 같은 신나는 노래와 차분한 발라드곡이 조화를 이뤄 호평받고 있으며, 전국 투어 등 공연에 주력하고 박효신 역시 '동경' 으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 록.힙합도 선전=세련된 음악으로 변신을 선언한 윤도현 밴드, 한 차원 높은 음악성을 선보인 크라잉넛 등 록밴드의 새 앨범들도 가요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이현도가 프로듀싱한 신인 힙합 그룹 디베이스도 서서히 차트 정상권에 접근하고 있다. CB매스 등 실력파 힙합 그룹들도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 팝은 리앤 라임스=국내 음반 시장에서 외국 가수로는 리앤 라임스 돌풍이 계속되고 있다.

수개월간 정상을 차지한 영화 '코요테 어글리' 주제곡 '캔트 파이트 더 문라이트' 에 이어 '아이 니드 유' 가 또다시 정상에 오르며 화제다. 리앤 라임스 역시 댄스 가수가 아니라 컨트리팝 가수라는 점에서 가요계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보이 밴드 엔싱크의 새 앨범이 앨범 판매 수위에 도전하고 있다.

◇ 긍정적인 가요계 다양화=가요계는 여름철에 댄스 음악 일변도에서 벗어나 각 장르가 각축을 벌이는 것은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중음악비평가 송기철씨는 "각 장르별로 브라운 아이즈.쿨 같은 뛰어난 팀이 더 많이 배출돼 경합해야 음반시장 전체가 활기를 찾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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