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연구소 조사 "지하철에도 전자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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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하철.전철을 이용할 경우 가전제품을 사용할 때보다 강한 전자파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연구원은 5일 지난해 서울.부산.대구.인천지역 지하철.전철 안에서 전자파를 구성하는 극저주파 자기장의 세기를 측정한 결과 2만5천V 교류 전원을 사용하는 구간에서는 평균 9.4mG(밀리가우스)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반면 1천5백V 직류 전원을 사용하는 노선에서는 평균 2.3mG로 측정됐다.

이는 TV.컴퓨터 모니터.전기면도기 등을 사용할 때 나오는 0.2~5.8mG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다.

현재 교류전원 사용구간은 수도권 전철 가운데 1호선 국철 구간과 4호선 남태령~안산, 분당선 오리~수서역 구간이며 나머지 수도권 노선과 부산.대구.인천 지하철은 직류 전원을 사용하고 있다.

고압 송전선 전자파의 경우 1970년대 말부터 암을 유발할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스위스는 지난해부터 학교.병원.유치원 등에 고압 송전선을 설치할 경우 전자파가 10mG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제 비전리방사선 보호위원회(ICNIRP)가 제시한 8백33mG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환경연구원 김종민(金鍾敏)박사는 "지하철 자기장 차이는 동력전달 방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며 "이번에 측정된 수치는 기준보다 훨씬 낮으나 보통 한 시간 가량 지하철을 탄다면 무시할 수는 없다" 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 김덕원(金德源.의공학교실)교수도 "현재로서는 지하철의 자기장 수준이 위험하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며 "승객보다 지하철 근무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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