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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당] 이문열씨 정치적 견해·문학은 별개 문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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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언론사 세무조사에 관한 이문열씨의 신문 기고문에 대해 "속시원하다, 용기있는 행동이다" 는 찬사와 "실망스럽다, 책을 환불받겠다" 는 비난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나는 李씨의 기고문을 칭찬하거나 비난하고 싶지 않다. 다만 신문 기고문 때문에 李씨의 문학 작품까지 매도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李씨가 이른바 공인(公人)이라고 해서 정치적 의견이 없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서정주 시인의 친일 행각을 비난하면서도 그의 문학 작품을 중.고교 교과서에 수십년 동안 실어왔다. 이것은 문학적 성과와 친일 행각을 분리해 받아들인다는 국민적 합의가 벌써 오래 전에 이뤄졌다는 의미다.

나 역시 개인의 정치적 견해와 그의 문학 작품은 분리해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李씨는 자신의 견해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언제든지 논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의견을 놓고 논쟁하는 것과 그의 문학 작품을 부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의 업적을 부정해 버리는 행위야말로 또 다른 형태의 억압이 아닐까.

신재필.서울대 심리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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