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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고생물학자들 "반갑다!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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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알속의 익룡’화석을 복원한 모습. 지난달 중국연구팀이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전 세계 고생물학자들이 중국으로 모여들고 있다. 중국이 공룡을 비롯한 옛 생명체 화석의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에는 북동부의 랴오닝성 등에서 1백여개 이상의 연구팀이 각축을 벌이는 중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지난 4일자 네이처에는 콧구멍의 진화에 관한 논문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중국 최남단인 연난 지방에서 발견된 화석이 확실한 자료가 됐다. 스웨덴 웁살라대의 퍼 알베르그 교수와 중국 척추동물 고생물학 및 고인류학 연구소(IVPP)의 추 민 박사가 공동으로 발굴한 화석은 육상의 네발 달린 짐승으로 진화하기 직전의 물고기.

본래 물고기의 코는 입이나 목과 연결되지 않는다. 물이 한쌍의 콧구멍을 통해 비강으로 들어가고 또 다른 쌍을 통해 나온다. 이에 비해 네발 달린 척추동물의 코는 외부는 물론 비강을 통해 목과도 연결돼 있어 코로 숨을 쉴 수 있다.

알베르그 교수팀이 발굴한 화석은 두번째 쌍의 콧구멍이 외부나 내부로 연결되지 않은 채 치아 사이의 빈 공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것이 진화 과정을 겪으며 육상동물에서는 목으로 연결됐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진화의 중간단계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인 셈이다.

지난달 초 네이처에는 깃털 달린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에 관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중국 랴오닝 성의 백악기 전기(약 1억4000만~1억3000만년 전) 공룡의 무덤지대에서 발견된 화석으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선조 화석으로 풀이됐다. 이미 이 지역에서는 1995년 깃털의 흔적을 가진 다른 공룡의 화석이 발견돼 또다른 신종 화석의 출현은 예고된 결과였다.

중국의 화석이 세계 고생물학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은 지각활동이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융남 박사는 "한반도의 경우 중생대 이후 일본 열도의 영향을 받아 지층이 휘어지고 표면이 단단해지는 등 지각활동이 활발했던 지역"이라며 "이에 반해 중국대륙은 비교적 안정적인 지질 환경에서 황무지로 방치돼 있어 발굴에 유리한 편"이라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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