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놀람’ 신세계 앞으로 주가 전망은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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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신세계, ‘소비’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증시에서나 실물경제에서나 마찬가지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를 겸하고 있어 고소득층은 물론 중산층의 소비가 전반적으로 살아나야 주가도 탄력을 받는다.

12일 신세계의 실적 발표, 그 같은 증권가의 눈높이엔 일단 맞췄다. 1분기 실적은 분기별로는 사상 최대였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4% 늘어난 2조7685억원, 영업이익은 14.4% 증가한 2411억원이었다. 하지만 13일 주가는 전날보다 0.74% 내린 53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주가 전망은 확연히 엇갈린다. 관건은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이마트에 있다. 지난해 백화점의 실적은 빠르게 개선됐지만, 할인점은 부진을 거듭했다.

올 들어 이마트를 찾는 소비자는 늘고 있다. 3월 백화점(기존점)의 매출 증가율은 8.4%, 할인점의 증가율은 3.1%였다. 일단 회복세는 완연하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김민아 연구원은 “지난해 소비심리 악화로 이마트의 매출이 부진했던 탓에 당장은 매출 회복이 주목된다”면서 “중산층의 점진적인 소비 회복과 가격 인하 정책이 맞물려 할인점 매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우증권은 이날 신세계의 목표 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영증권도 올해 이마트가 수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 주가를 65만4000원에서 70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서정연 연구원은 “이마트가 상반기 가격 혁명과 하반기 온라인몰 전면 개편을 화두로 재도약하려는 것은 시기 적절한 전략수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객 증가가 공세적 가격 인하 전략의 덕이 컸다는 점에서 후유증을 염려하는 시각도 있다. 고객 증가가 지속될 수 있을지, 또 매출이 느는 만큼 이익이 늘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증권 이상구 연구원은 “이마트의 주력인 식품 쪽에서 수요가 약해지고 있고 가격 할인 효과도 3월부터 줄어들고 있다”며 적정 주가로 현재 가격보다 낮은 53만원을 제시했다. KTB투자증권 박자미 연구원은 “할인점을 찾는 고객 수가 늘기는 했지만 주로 가격 할인의 영향”이라면서 “2분기에도 할인점보다는 백화점이 선전하는 기존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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